프란치스코 교황, '아픈 손가락' 남수단서 평화의 순례

프란치스코 교황, '아픈 손가락' 남수단서 평화의 순례

연합뉴스 2023-02-03 19:01: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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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이후 계속되는 분쟁종식에 각별한 노력…내전 지도자들 발에 입맞추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남수단 수도 주바 거리에서 한 남성이 교황을 묘사한 벽화를 바라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남수단 수도 주바 거리에서 한 남성이 교황을 묘사한 벽화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이하 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일정을 마치고 남수단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주바 공항을 통해 입국해 오는 5일까지 2박 3일간 남수단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남수단 독립 후 처음으로 성사된 교황의 방문에는 영국 성공회 수장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총회 의장 이언 그린쉴즈 목사가 함께한다.

교황은 2011년 국민투표를 통해 이슬람교도가 주류인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남수단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캔터베리 대주교와 남수단 동행도 2017년부터 계획했다.

특히 독립 이후에도 계속되는 분쟁과 무력 충돌을 자제시키려는 교황의 시도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지난 2019년 4월 교황은 남수단 정부 지도자와 반군 지도자를 동시에 교황청으로 초청해 진행한 피정에서 아픈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이들의 발에 입을 맞추는 파격을 선보였다.

당시 교황이 발에 입을 맞췄던 사람들이 바로 이번 남수단 방문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살바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출신의 리크 마차르 제1 부통령이다.

2019년 4월 남수단 정부 지도자와 반군 지도자를 교황청으로 초청해 발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교황. 2019년 4월 남수단 정부 지도자와 반군 지도자를 교황청으로 초청해 발에 입을 맞추는 프란치스코 교황.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교황은 남수단 방문 첫날 권력을 분점한 두 지도자를 각각 별도로 면담하고 평화와 화해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故) 이태석 신부가 생전 의료봉사 활동을 하며 제자들을 길러낸 것으로 잘 알려진 남수단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 중 하나로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만, 국민은 오랜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2013년 키르 대통령이 당시 부통령이던 마차르를 쿠데타 모의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본격화했다.

이후 키르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차르 추종자들의 무력 충돌로 약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2018년 에티오피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은 키르와 마차르는 2년간의 협상 끝에 지난 2020년 2월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정부군과 부통령을 따르는 군인들이 충돌하면서 심각한 내전 재발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페렌크 다비드 마르코 연구원은 AFP 통신에 "남수단 전역에서는 아직도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수단 국민들은 교황 방문이 지속되는 분쟁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교황을 보기 위해 중부 룸벡에서 주바까지 300㎞ 거리를 아흐레간 걸어서 왔다는 빅토리아 야르(58)씨는 AP 통신에 "교황께서 방문하시니 우리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들이 멈출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야르씨와 동행한 80여 명의 가톨릭 신자 중 한 명으로 분쟁 와중에 2명의 자녀를 잃었다는 매리 욤씨는 "우리나라는 분쟁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교황이 평화를 가져오기를, 그래서 누구도 다시는 죽지 않기를 바란다"고 염원했다.

수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황 집전 미사는 오는 5일 오전 주바 시내 독립운동가 존 가랑 묘역에서 진행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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