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주주친화정책 강화… 배당금 확대 나서

주요 식품업체들이 배당을 전년대비 대폭 늘려 주목받고 있다. 고물가에도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자 ‘구두쇠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2022년 사업연도 배당금을 주당 600원의 배당을 공시했다. 지난해 8월 주당 800원의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총 배당액은 주당 1400원으로, 이는 전년도 배당액 1000원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배당 총액도 75억3260만원에서 104억5584만원으로 29억2324만원 늘었다.

삼양식품은 근래들어 안정적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배당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2016년 150원에서 2017년 250원, 2018년 400원, 2019과 2020년 800원, 2021년 1000원으로 늘었고 전체 배당금은 2016년 11억원에서 2021년 75억원으로 7배 증가했다.

김정수는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해 주주친화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삼양식품 창사 이래 최초로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중간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반기 실적 기준으로 연 2회 배당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더 자주 배분함으로써 안정적, 장기적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500원, 우선주 1주당 255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전년대비 500원 늘어난 금액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원가 상승과와 비용 부담 증가에도 연 매출 18조를 돌파했다. 글로벌 K-푸드와 바이오 사업 호조 덕분이다. 해외 식품 매출 비중 역시 47%로 확대되고, ‘아마노산’ 등 바이오 사업의 질주가 이어지자 배당금을 상향했다.

농심은 보통주 1주당 50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총액(289억1312만원) 역시 전년 231억3049만원 대비 25% 증가했다. 농심은 2004년부터 19년째 4000원의 현금배당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창립 이래 57년 만에 지난해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서자 배당금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농심이 그간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동결시키며 주주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아지자 이같은 반발을 해소하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20% 이상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 배당금을 상향 조정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2년도 결산 배당금으로 3300원을 책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300원 늘어난 수치다. 롯데푸드와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롯데제과 역시 배당금을 1600원에서 2300원으로 조정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750원에서 950원으로 200원 올렸다. 2022년 총 배당 규모는 375억5234만원으로, 전년 296억4659만원 대비 27% 늘었다.

식품업계의 배당금 확대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견조한 실적 흐름이 그 바탕이 됐다. 또한 최근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들은 오는 3월 주총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편,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주주 친화정책은 소액주주와 대주주 모두에게도 이득이 된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주주친화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