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파' 세계가 취한 자원화 '고철 수출 제한'

'강진 여파' 세계가 취한 자원화 '고철 수출 제한'

프라임경제 2023-03-02 17:05:15 신고

3줄요약
[프라임경제] 기록적인 강진으로 튀르키예가 막대한 피해를 입자, 철스크랩(고철) 중요성이 돌연 재조명되고 있다. 튀르키예는 전 세계에서 고철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인데, 지속된 여진으로 철강 시장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고철은 봉·형강·철근 등을 생산하는 '전기로'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철광석과 코크스를 원료로 하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75% 적어 순환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 내 제철소 중 30% 이상이 몰려있는 이스켄데룬과 오스마니예 인근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가동이 중단되면서 글로벌 고철 가격이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고철가 450달러 돌파…주요국, 수출 빗장

튀르키예 고철 가격은 지난달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최근 지진 피해 복구로 인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원자재 전문매체 '아르거스 미디어(Argus Media)' 등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튀르키예 철강사의 미국산 HMS No.1&2(80:20) 수입 가격(운임 포함)은 톤당 450달러다. 400달러를 하회하던 고철 가격은 일주일 새 40달러가 급등했다. 10개월 만에 450달러 선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고철 가격은 글로벌 가격 기준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국내 철강업체도 수급 문제 및 글로벌 가격 변동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 세계 주요국이 탄소중립에 동참하면서 전 세계 주요 제강사들이 전기로 생산 비중을 늘리면서 고철 수급 우려는 점점 가시화되는 추세다. 특히 중국이 현재 10% 수준인 전기로 생산 비중을 2025년까지 20% 상향하겠다는 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철강업계에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현장을 촬영한 항공사진. ⓒ 연합뉴스

이에 주요국들은 고철의 자원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고철 확보를 위해선 자급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서다. 고급 고철의 경우 향후 수급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관측돼 주요국들이 고철의 자원 무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큰 수출국인 미국과 일본은 고철 수출 규모를 축소했다. 유럽연합(EU)과 호주는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EU는 자국 내 고철 수출을 규제하는 폐기물 선적 규정(WSR) 개정안을 채택해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 아닌 국가에는 수출을 제한할 방침이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고철에 각각 40%와 톤당 70유로에 달하는 수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고철에 대한 이렇다 할 수출 규제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는 고철이 자원이 아닌 폐기물로 규정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 주요국들이 잇따라 자원화에 나서자 정부도 지난달 고철을 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국내 고철 자급량은 80% 수준이다. 당장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향후 수요 증가로 인해 수입량은 최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철 자급률이 높은 편이더라도 불순물이 적은 고급고철은 수입으로 충당해 왔다"며 "기존 고철 시장이 많이 변할 것으로 예상돼 수급체계가 새롭게 정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철은 그 자체로 가격 변동성이 높은 자원으로 향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려면 안정적인 수급이 필수적이다"라며 "수입 다각화를 비롯해 국내 고철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기로 투자 확대…고철 수요 오름세

국내 철강업체들은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전기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로 대비 탄소배출이 적은 전기로를 적극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포스코는 최근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 규모의 전기로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1월 착공해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연간 250만톤 규모다. 

아울러 포스코는 2027년까지 포항제철소에 1기의 전기로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전기로 2기가 완공되면 포스코는 총 4기의 전기로를 보유하게 된다. 기존 주력사업 부문인 고로 사업에서 전기로 사업 부문 비중을 늘리면서 국내 철강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는 평가다.

전기로 사업을 주력으로 삼던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전기로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에코아크 전기로. ⓒ 동국제강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를 구축한다. 기존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가능해 신개념 전기로라는 평가다. 고철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쇳물), 직접환원철(DRI)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판재류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산업통상자원부 철강 사업 '전기로 효율 향상을 위한 에너지 순환 하이퍼 공정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한다.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를 완료해 탄소절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고철의 종류별 특성을 연구해 조업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주요 철강사들의 전기로 투자 확대 결정이 이어지자 업계는 고철 수요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2021년 6억9000만톤이던 고철 수요는 2050년 최대 12억60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튀르키예 지진 여파로 내진용 강재에 대한 수요와 더불어 탄소중립 기조로 인해 전기로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로에서 생산된 용선에도 고철을 섞는 비중을 의무적으로 높여야 해 고철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제강사 측면에서 제조가의 50%를 차지하는 고철 시장을 장악하지 않으면 원가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고철 가격에 따라 수익 변동 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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