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김건희 특검법 낸 野...尹 당선 1주년에 "체념만 쌓인다" 혹평
野 의원들, 尹 1년 평가 묻자 "앞으로 4년이 더 두렵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지난해 3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후 지난 1년을 회상하며 "국민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 위기는 커져만 간다"고 평가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기소를 기점으로 여당과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 선출 이후에도 여야 간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당선 1주년을 맞이해 정부의 국정 운영 능력이 '낙제점 수준'이라는 내용을 담은 서면 브리핑을 냈다. 박성준 당 대변인은 "국민은 분열되고 경제와 민생 위기는 커져만 가고 국민이 쌓아 올린 역사의 성과는 퇴행하는 지난 1년을 보며 남은 4년도 기대를 걸 수 없다는 체념만 쌓여 간다"고 혹평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잦은 말실수로 인한 외교 참사 △검찰 출신들의 정부 주요 요직 맡기 △저자세의 '무능 대일 외교' △'이태원 참사' 당시 무책임한 정부 대응 △대북 관련 근시안적 정책 집행 △전기차·반도체 산업 위기에도 무능한 경제 정책 등 그간 정부의 행보들을 되짚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고작 당선된 지 1년, 정권이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국민에게는 사건 사고로 점철된 지난 1년이 4년보다 길게 느껴진다"며 "권력, 길어야 5년이다. 정신 차리고 국민 통합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당 지도부도 대선 1주년을 맞이해 대정부 공세에 화력을 키웠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한 정순신 전 검사(변호사)를 겨냥한 것이다.
원내지도부는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지난해 8월, 9월에 이어 세 번째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대가성 후원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대선 이후 1년간 여야 관계에서 민생을 위한 '협치'는 보기 드물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례적으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민주당이 서로 고발까지 강행했다. 갈등을 풀어야 할 정치권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간다는 '정치의 사법화' 논란도 불거졌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해 기소된 상태다. 이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의혹' '성남 FC 후원 의혹' 등의 혐의로도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세우며 여야가 국회에서 극한의 대립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여야가 각각 '이재명 방탄'과 '야당 탄압'으로 날을 세우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장경태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에는 김의겸 대변인을 각각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캄보디아 현지 사진 촬영을 위해 조명을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김 대변인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계좌를 도이치모터스 외 다른 작전주에서도 활용했다고 브리핑했다는 게 이유였다.
민주당도 최근에는 대통령실을 향해 '고발 카드'를 내밀지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8일 민주당은 비공식 내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과 관렵해 위법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안건을 논의했다.김 대변인은 "비공식 회의에서 보고가 있었다"며 "법률위에서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기현 신임 당 대표 선출을 축하하며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김 대표가)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 위기와 평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극한 대립 상황을 감안했을 때, 여야의 경색된 관계는 향후에도 풀릴 기미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에 지역을 둔 한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선 1주년 평가를) 물어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간 정치가 실종돼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년 동안 항복과 복종을 요구하는 '정치 실종 시대'에 있었다. 결국 민생이 사라져 국민들만 불쌍하고 불행해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 중진 의원도 그간 국회에서 '협치 실종'만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상대 정당에서 뽑혔을지라도 야당과의 협치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런데 통합은 전혀 없었고 야당을 무시하고 야당 대표를 검찰 수사에 넘기는 등 배제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당 전당대회에서도 '윤심'이 전적으로 발동된 김기현 지도부가 탄생함으로써 '야당 탄압'의 정도가 더 강해질 거라고 예상되니 걱정이 매우 크다. 앞으로의 4년이 더 걱정스럽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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