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랑외교' 아닌 '동북아 공생체'가 필요하다

중국, '전랑외교' 아닌 '동북아 공생체'가 필요하다

프레시안 2023-03-10 14:01:44 신고

3줄요약

지난 2월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를 인용하여 아시아 파워지수(API·Asia Power Index)를 발표했다. 2023 아시아 파워지수에서 미국은 3년 연속 1위에 올랐고 지난해 82.2점에서 조금 하락한 80.7점이었다. 미국은 여전히 태평양을 넘어 아시아에 이르는 패권국 지위에 있고 군사, 경제, 문화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위는 중국으로 2022년 74.6점에서 2.1점 하락한 72.5점을 기록하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역 강대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국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의 격차는 7.6점에서 8.2점으로 0.6점이 더 벌어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시아 주요순위는 일본 37.2점, 인도 36.3점, 러시아 31.6점, 호주 30.9점에 이어 한국은 29.5점으로 7위이며 북한은 10.6점으로 17위, 몽골은 2.0점으로 26위에 있다. 한국은 지난 2021년 호주에게 6위를 내주었지만 러시아와 더불어 7위를 달성함으로서 이들 국가들과 거의 대등한 파워를 가지고 있음이 증명되어 한국의 발전은 매우 경이롭다 하겠다.

특히 한국은 BTS와 같은 대중음악, <오징어게임>, 김치, 한복 등 세계인이 선호하는 한류를 통해 문화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고 추후 일본과 인도를 넘어서는 지역 중견강국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위 연구소는 미·중 격차와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감소원인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측면에서 볼 때 작년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신냉전 구도가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사실이다.

1990년 냉전붕괴 이후 중국은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모택동 시대를 거치면서 세계경제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더불어 '세계공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고 부자 5000만과 13억 중국인이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이르는 등 세계 경제의 주요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31일 새해 맞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1979년 등소평이 언급한 의식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전 국민이 문화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소강사회(小康社會)를 2020년 이룬 것은 이웃 국가로서 축하할 일이다. 중국의 소강사회 진입과 한·중·미 3각 무역협력은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국제분업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와 같은 부품생산과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조립산업 그리고 미국의 거대한 소비력을 갖춘 시장은 한·중·미 3개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는 아시아 또 다른 갈등으로 진화되고 있다. 중국의 성공적인 경제발전은 미국에게 중국을 추격자 또는 패권도전자로 인식하게 했고 일대일로(一带一路) 사업과 남중국해 진출을 빌미로 오바마 정부 이후 미국은 적극적인 대중 억제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팽창정책은 동북아에서 군비경쟁과 타이완 위기, 미중 패권전쟁으로 이어졌고 2014년 우산혁명으로 촉발된 홍콩 문제, 2019년 미중 무역전쟁, 2020년 코로나 펜데믹, 2022년 타이완 해협위기 등 패권국 미국으로 대변되는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중국의 외교는 등소평 시대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시진핑 시대 전랑외교(戰狼外交)로 변모하고 있고 이에 따라 주변국들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 되고 있다. 등소평 시대 중국은 발전된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과 마찰은 되도록 피하며 자신의 힘을 기르는 '도강양회'를 외교기조로 삼아 주변국들과 갈등보다는 타협과 수용을 택했고 북핵 문제에서는 6자회담의 주도국으로 동아시아와 한반도 안정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시진핑 시대 중국은 강력해진 국력을 기반으로 주변국들을 압박하며 타협과 수용보다는 핵심이익을 강요하고 무력과 보복이라는 전랑외교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사드보복과 한한령 그리고 동북공정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전랑외교를 진행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서는 지정학적 핵심이익을 주장하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 방관자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보여 무척 우려스럽다.

더구나 폐쇄적인 '중화 제일주의'라는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어 한국과 아시아 각국을 압박하는 모습은 동북아 지도국으로서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2020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푸 논란'(한복 논란), 김치공정으로 일컬어지는 '파오차이' 논란, 한국전쟁을 왜곡한 영화 장진호 전투 등은 국수적인 중화 민족주의에 기반한 전랑외교의 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고 많은 한국인들의 공분을 낳고 있다.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한 2022년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비호감도가 31%에서 80%로 높아진 배경에는 문화적, 경제적 열등감을 전랑외교로 보복한 중국 정부의 외교전략의 실패라고 할 것이다.

높아진 비호감도는 '2030'으로 표현되는 한국의 MZ세대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고 중국에 대한 인식은 코로나, 미세먼지, 동계올림픽 편파판정, 인권문제 등 중국의 발전 이면에 존재하는 어두운 부분을 드러나며 더욱더 심화되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시대 한중관계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공정하지 않은 중국, 북핵에 대한 방치에 가까운 대북정책, 문화공정을 통한 한국문화 침탈, 타이완에 대한 폭력적 양안관계, 남중국해 구단선 무단설치, 홍콩에 대한 억압 등은 21세기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고 이점을 미국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1990년대 철군한 필리핀에 재주둔을 했고 타이완에 군사고문단 파견을 3배 증강하는 등 중국의 태평양으로 확장을 견제, 억제하고 있다. 또한 타이완 위기시 주한미군 파견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어 동북아 국제관계가 신냉전이라는 수렁으로 빠질까 매우 우려스럽다.

21세기 바람직한 한중관계는 중국 정부의 보다 개방적이고 개혁적인 사고로 대전환이라고 사료된다. 전랑외교를 버리고 한한령을 폐지하며 '중화 제일주의'보다는 '동북아 공생사회'로 전환한다면 중국 내부의 지지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의 협력과 평화라는 국제공조를 이끌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등소평 시대 중국처럼 개혁적이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모습을 보일 때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친구로서 영원히 남을 것이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 북핵에 대한 중국 정부의 모호한 외교정책은 북한의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고 있고 한반도에 존재하는 냉전구도를 더욱더 고착화시키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역내 국가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의 전 시대적인 '항미원조관계'를 청산하고 포용적이고 평화적인 중재자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면 한국의 MZ세대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및 세계 각국의 지지를 받을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21세기는 전쟁과 갈등의 시대가 아니라 화합과 공생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핵 문제는 아직도 지구촌이 야만의 시대를 극복하지 못한 중요한 사례로 생각되고 국제정치에서 전쟁은 이미 전시대적인 유물로 평가되는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 공생 사회'는 21세기 남북분단과 첨예한 냉전이 지속되는 한반도를 살리는 길이라 하겠다.

'동아시아 공생 사회' 구축을 위해 대한민국은 3.1정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야한다. 한·중·일 3국은 배타적 민족주의 사회가 아니라 '동아시아 공생체'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다양한 국제협력 가능성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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