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열폭주’ 전기차 배터리 화재 5년간 35건…LG에너지솔루션 제일 많아

‘공포의 열폭주’ 전기차 배터리 화재 5년간 35건…LG에너지솔루션 제일 많아

한스경제 2023-03-14 14:33:46 신고

3줄요약
소방학교 훈련장에서 전기자동차 화재 때 진압기법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소방학교 훈련장에서 전기자동차 화재 때 진압기법을 연구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전기차가 시중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높은 온도로 치솟을 뿐만 아니라 화재 진압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등록 차량 대수는 2018년 말 5만 5756대에서 지난해 말 39만 9855대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화재 건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14일 소방청이 제출한 ‘전기차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간 전기차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89건으로 드러났다. 2018년 3건에 불과했던 전기차 화재는 2022년 44건을 기록했다.

전기차 화재 현황./ 소방청
전기차 화재 현황./ 소방청

발화요인별로 살펴보면 △미상이 2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기적 요인 21건 △부주의 16건 △교통사고 11건 △기타 7건 △기계적 요인 6건 △화학적 요인 3건 순이었다.

전기차 화재의 가장 큰 문제는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이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셀과 팩으로 구성되는데, 충돌로 인해 배터리 셀이 열을 받아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하는 분리막이 손상되면 짧은 시간 안에 8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오르기도 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가장 큰 문제는 화재 사고 한 건 한 건이 열폭주 현상에 의해 온도가 굉장히 높고 확산속도가 워낙 빨라서 탑승객이나 운전자가 탈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짧아진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전기차 화재가 일단 한번 발생하면 운전자들 사이에서 공포감이 확산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열폭주 현상이 한 번 일어나고 나면 3초 만에 차량이 폭발하는 등 사실상 운전자가 탈출하기는 어렵다. 또 화재 진압 자체도 굉장히 어렵다.

김 교수는 “(화재 진압을 위해서는) 이동형 수조를 사용하던지 산소 차단 방폭을 씌우는 소화포 등을 이용해 끄는 방법밖에 없다”며 “소화 방법 자체도 마땅치 않을뿐더러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면 소화에 7~8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몰 속 에서도 불꽃이 꺼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 LG엔솔 전기차 배터리 화재 25건…“배터리 판매량 많기 때문”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에 따른 대처방법이나 구난‧구조 방법 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으며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배터리 안전성 강화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고 한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제조사별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8~2022년 동안 ‘고전압 배터리’가 전기차 화재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총 35건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화재발생 현황은 소방청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자동차관리법 제33조 제3항에 따라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제작 및 수입사에서 제출한 자료와 소비자 결함 신고 내역, 현장조사 등을 통해 화재 발생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기차 배터리 화재 현황./ 김두관 의원실
최근 5년간 전기차 배터리 화재 현황./ 김두관 의원실

최근 5년간 전기차 배터리 화재 현황을 년도 별로 살펴보면 △2018년 1건 △2019년 3건 △2020년 8건 △2021년 7건 △2022년 16건으로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제조사 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1건 △2019년 3건 △2020년 7건 △2021년 6건 △2022년 8건으로 나타났다. SK온은 △2021년 1건 △2022년 6건으로 늘었다. 나머지 3건은 Lishen(중국‧2건)과 파나소닉(1건)에서 발생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차량 중 ‘코나’와 같은 경우에는 취약점이나 고전압 내부 단락 등에 대해 강건설계를 적용해 취약점을 보완했으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리콜 역시 성실하게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화재 건수에 대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외 지역에서는 배터리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다른 곳에서 한 대 팔 때 저희는 10대 팔 정도로 많이 팔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똑같이 적게 났다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온은 5위이다.

지난 7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6.6GWh(기가와트시)로 집계됐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4.1GWh로 1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점유율 역시 24.4%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2%p 상승했다. 즉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자체가 타 제조사와 비교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화재 건수 역시 더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전기차 화재 발생률, 내연기관차 보다 적다?…“마냥 안전치 않아”

내연기관차와 비교해서도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은 더 적다. 지난 2020년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1만 대당 화재 발생률은 전기자동차가 1.63%이며 내연기관차는 1.88%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화재 발생률만 가지고 마냥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발생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화재 진압 자체가 훨씬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기차가 보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필수 교수는 “절대적인 수치로는 전기차 화재 발생률이 적다고 볼 수 있지만 전기차는 공급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것에 비해 내연기관차는 10년 이상 된 전체 차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것으로 따지면 (화재발생)비율이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전기차 화재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기차는 보급이 이뤄지면서 준비도 이뤄지고 있는 ‘동시진행형’ 상태라고 설명한다. 내연 기관차는 13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배출가스를 빼놓고는 더 이상 손볼 데가 없을 정도이지만 전기차는 이제 보급되기 시작한 만큼 비상시 대처방법이나 화재 시 구난‧구조 방법, 배터리 안전성 등 어느 부분에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화재를 줄일 수 있도록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함과 동시에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 전기차 가격 하락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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