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3일 안철수' 이어 '14일 황교안' 회동
'천하람 회동'에 金 "얘기할 건 해야" 의지 표명
최고위원 "이준석 안 돼"…일각선 "따로 봐야"
"金, '통합 의지' 명확…큰 차원서 가능" 의견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왼쪽)과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과 연대를 이룰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대표가 천 위원장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고 있음에도 새 지도부 내에서 '반(反) 이준석' 흐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천 위원장도 김 대표와의 만남에 '새 지도부와의 교통정리'를 전제 조건으로 달면서 통합 행보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대표의 통합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는 만큼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당권 경쟁자였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연대와 포용 행보를 지속했다. 지난 13일 안철수 의원과 회동한 이후 연이은 행보였던 만큼 김 대표가 전당대회 내내 강조했던 연대·포용·탕평을 이루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연대 행보를 더 이어갈 것이란 의지도 피력했다. 황 전 대표와의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지도부 내 교통정리가 돼야 회동하겠다는 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얘기할 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속해서 천 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해 연락을 취해왔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던 만큼 회동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대표와 천 위원장의 회동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두 사람 간의 회동이 늦어지는 이유는 천 위원장이 새 지도부 내 갈등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천 위원장은 지난 13일 저녁 CP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로부터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선거를 치른 바로 다음날 대표는 연포탕을 말하는데 최고위원은 '훌리건이다, 대리인은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지도부 차원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 교통정리가 되고 나서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천 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했지만, 천 위원장 측에서 이 같은 이유를 들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이 확정된 직후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같은 천 위원장의 지적은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게 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준석 전 대표가 보여준 수많은 태도에 대해 당원들 중에는 '항상 당의 진로에 방해가 되고 심지어는 당을 망가뜨리려 한다'는 인식을 갖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경기장에서 난폭한 관중을 '훌리건'이라고 하는데, 이분들은 실제 선수로 뛰어든 훌리건 아니었나"라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와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등 친이준석계 후보들을 훌리건에 비유해 비판한 것이다.
또 조수진 최고위원은 14일 출연한 KBS라디오에서 "양두구육 논란이랑 엄석대 논란은 잘못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선 반성하고 본인들이 돌이켜봐야 한다"며 "선거에서 표심이 완전히 드러났는데 거기에 대해 성찰하고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전히 이 전 대표를 향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당내에선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천 위원장과의 연대 행보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와 당내에서 연대 행보가 지속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는 선을 그어야 하지만 잠재력이 높은 '천아용인' 전 후보들을 분리해 이들만을 안고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이준석 전 대표 그늘에서 벗어나서 천아용인만의 멋진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천하람 위원장 개인에 대한 당내의 부정적인 기류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천 위원장과 어떻게든 함께 하는 것이 내년 총선에 유리하단 얘기도 있다"며 "과거에도 계파로 갈라졌다가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놓쳤나. 데리고 갈 사람은 데려가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당 지지층도 넓어지고 당이 건강해지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가 최고위원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천 위원장과의 실제 회동에 나설지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 대표가 나경원 전 의원과 연대를 이뤘을 때를 생각해보라"며 "지금 대표의 통합에 대한 의지가 매우 명확한 만큼 대표가 같이 가자고 하면서 최고위원들과 의견을 맞춰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 큰 차원에서 통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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