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이 터진 이유도 방심했기 때문이라지 [기자수첩-정책경제]

6.25 전쟁이 터진 이유도 방심했기 때문이라지 [기자수첩-정책경제]

데일리안 2023-03-15 07:00:00 신고

3줄요약

SVB 파산 충격 국내 영향 우려

금융권 영향 제한적일 듯하나

정부 방심으로 이어져선 안 돼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정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오늘 간담회 참석자들은 아직은 이번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 시스템 리스크(위기)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직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현시점에서는 사태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는 높은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

하룻밤이 지나면 미세하게 달라져 있었다. 첫날엔 크게 염려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는 “위기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둘째 날은 ‘설마’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는 ‘아직은’이라는 단서를 달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셋째 날엔 걱정이 묻어났다. 그의 입에서 “예측이 어렵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벼락같은 소식이 들려온 지 3일째다. 미국 내 16번째로 큰 은행이 하루아침에 파산했다.

한국 시각 일요일(12일) 전해진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소식에 많은 사람이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떠올렸다.

정부는 즉각 반응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간담회 참석자들은 아직은 이번 (SVB)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 시스템 리스크(위기)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 회의에서는 말이 살짝 달라졌다. 이날 추 부총리는 “향후 여파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도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다.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그는 “현시점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높은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VB 파산 사태가 국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추 부총리가 갈수록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주식시장만 봐도 걱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오른 2410.60에 마감했으나, 14일에는 13일 대비 2.56% 떨어진 2348.97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3.91%나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9원 30전 올라 1311원 10전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을 제외하면 아직 SVB 사태로 우리 경제가 받은 직접적인 충격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막연히 ‘잘될 거야’라고 기대만 할 수도 없다. 미국에서는 중소형 은행들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금융 당국에서는 한동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사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걱정은 조심하게 만들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게 한다. 그게 설령 기우(杞憂)라 하더라도 지금은 그런 시각이 필요하다.

예전에 연인 사이 유행하던 장난이 있다. 6.25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물어보고 상대가 우물쭈물할 때 입술을 훔치며 “바로 방심했기 때문이지”라고 말하는 놀이다.

연인 사이에서 방심은 추억이 되지만 경제는 아니다. 방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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