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벗어던진 여섯 여왕의 거침없는 질주…'식스 더 뮤지컬'

편견 벗어던진 여섯 여왕의 거침없는 질주…'식스 더 뮤지컬'

연합뉴스 2023-03-18 07:00:01 신고

헨리 8세의 여섯 부인 소재로 한 웨스트엔드 화제작…첫 내한 공연

부당한 역사에 날리는 통쾌한 유머…역사 다시 쓰기의 '정석'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Pamela Raith. 아이엠컬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혼, 참수, 사망….

한 남자의 여섯 부인이자 비극적 결말로만 기억됐던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들의 손에 마이크가 쥐어진 순간 먼지 쌓인 역사의 페이지는 뒤로 거침없이 넘어가기 시작하고, 500년 뒤의 관객은 이들이 쓰는 새 역사에 열띤 환호를 보낸다.

500년 전 헨리 8세와 결혼했던 영국 튜더 왕가의 왕비 6명의 삶을 강렬한 팝 음악으로 재구성한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막한 '식스 더 뮤지컬'은 영국의 20대 창작진인 토비 말로와 루시 모스가 2017년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흥행에 성공한 화제작이다.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Manuel Harlan. 아이엠컬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헨리 8세의 외도로 일방적인 이혼을 당한 첫 번째 왕비 캐서린부터 '희대의 불륜녀'로 불리는 앤 불린,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킨 캐서린 파 까지, 가지각색의 사연을 지닌 여섯 왕비.

21세기의 여느 걸그룹 못지않게게 화려한 의상과 에너지를 장착하고 되살아난 이들은 누가 가장 불행한 삶을 살았는가를 두고 가벼운 말싸움을 벌이고, 한 명씩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정숙이나 품위와 같은 거추장스러운 짐은 벗어 던진 21세기 여왕들의 무대는 스탠딩 코미디처럼 맛깔나는 입담과 언어유희, 록과 발라드, 랩을 오가는 중독성 넘치는 노래와 걸그룹 못지않은 군무 등으로 한순간도 눈을 떼기 힘들다.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Manuel Harlan. 아이엠컬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흥겨운 춤과 노래, 농담으로 가득 하지만 이들의 무대를 보다 보면 부당한 역사에 대한 뼈 있는 지적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어린 시절부터 주변 남성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해 온 다섯 번째 부인 캐서린 하워드의 가슴 아픈 사연과 작가이자 여성 운동가로 활동했던 여섯 번째 부인 캐서린 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알던 역사에 수많은 빈 구멍이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무대 장치나 배경의 변화 없이 여섯 왕비의 릴레이 콘서트 형식으로 이어지는 뮤지컬이지만 심심할 틈은 없다. 지난해 토니상에서 최우수 음악상, 최우수 뮤지컬 의상 디자인상을 받은 독창적인 음악과 의상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이번 영국 오리지널 팀의 내한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이어진다.

31일부터는 손승연, 김지우, 솔지, 이아름솔 등이 출연하는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도 관객과 만난다.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식스 더 뮤지컬' 공연 장면

[ⓒ Manuel Harlan. 아이엠컬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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