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눈물의 손절"… 인천 분양권 잇단 '마피 거래'

[르포] "눈물의 손절"… 인천 분양권 잇단 '마피 거래'

머니S 2023-03-18 07:01:00 신고

3줄요약

◆기사 게재 순서
(1) "분양가보다 싸다" 3월 전매제한 완화에 분양권 거래 늘 듯
(2) [르포] 개포동 재건축 단지, 분양권 거래 서막 열렸다
(3) [르포] "눈물의 손절"… 인천 분양권 잇단 '마피 거래'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매가 늘었지만 분양권 가격은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낮은 이른바 '무피'(프리미엄 제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적체된 지역이 있다. 최근 대단지 공급이 급증한 인천이다.

지난 13일 찾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 파크자이더플래티넘'. 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지여서 이삿짐을 실은 트럭과 공사 차량이 드나드는 등 매우 분주해 보였다. 해당 단지는 2월 말부터 입주한 신축으로 총 13개동, 2054가구로 이뤄져 있다. GS건설과 쌍용건설이 공동 시공했다.

현재 59㎡(이하 전용면적) 기준 분양권은 3억7850만~4억79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일 주택형 일반분양가가 4억3350만~4억4900만원였던 감안하면 최대 3500만원까지 빠진 분양권이 매물로 나와 있는 셈이다.

이 단지는 2020년 6월 청약 당시 1순위 청약에 1만1572명의 신청자가 몰려 미추홀구 최다 청약 건수를 기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 2021년만 해도 최대 3000만원 이상 웃돈을 주고 사야 했던 분양권 가격은 지난해 급격히 떨어져 11월 59㎡가 3억7710만원(2층)에 팔리기도 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59㎡ B타입 28층 계약자가 계약금 4410만원을 포기하고 내놓은 매물이 가장 저렴하다"며 "마피가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낮은 가격일수록 매물이 빠지는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59㎡ C타입 로얄층이 분양가보다 2000만원 싸게 나왔다"고 귀띔했다.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만난 A씨는 "마피 소진 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빨리 매매할 생각"이라며 "지금 사는 집을 빨리 팔고 잔금 마감일인 5월 초까지 목돈을 마련하려 한다"고 전했다.

주안동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송도 역시 지난해보다 분양권 가격이 떨어졌다. 2월22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송도동 '호반써밋송도'는 1820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다소 한산했다. 호반건설이 지은 이 단지는 2019년 4월 청약 당시 16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870명이 접수해 평균 2.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부동산 가격비교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84㎡ 기준 분양권 호가는 5억6000여만원선. 최초 분양가가 4억5020만~4억9000여만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웃돈은 최대 1억원이 넘는다. 동일 주택형 분양권은 2020년 12월 7억78415만원(28층)에 거래됐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하락장이 본격화되면서 5억원선까지 떨어졌고 지난 1월과 2월엔 각각 4억7220만원(4층)과 4억7932만원(2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 분양권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가 다시 올라와 현재 84㎡ 매물 중엔 웃돈이 9000만원 붙은 분양권이 가장 저렴하다"며 "버티기에 들어간 매수 희망자가 있어 잔금 마감일인 5월 말까지 기다리면 분양권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



쏟아지는 신축 아파트에 맥 못추는 매수세


규제 완화로 분양권 인기가 높아졌지만 유독 인천에서 마피나 무피가 빈번하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입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데에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한해 인천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4만2125가구로 지난해(4만1925가구)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4만가구를 넘길 전망이다.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가 1만7467가구로 입주물량이 가장 많고 ▲부평구(9246가구) ▲미추홀구(8116가구) ▲연수구(5905가구)에서도 대규모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현재 인천은 서구와 미추홀구 중심으로 신도시급 규모의 대거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과거 실거주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분양권을 매수했던 이들은 더 큰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마이너스를 감수하고 '손절'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잔금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도 원리금 상환이 부담되는 이들이 많아 무피, 마피 전매가 활발하다"며 "전·월세 물량이 늘어나며 신축 아파트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3월6일 기준)는 70.8이다.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므로 인천 거래 절벽은 여전한 상태다. 인천은 2~3년 전 부동산 가격 상승기 당시 상위권을 달리던 지역이다. 2021년 집값 상승률은 34.52%로 전국 1위이기도 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하자 2030의 '영끌'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인천으로 몰렸다"며 "오른 만큼 침체기 하락 폭은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기준금리 또한 분양권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미국 금융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상반기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추가 인상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황 연구원은 "분양권 전매 규제는 다소 완화됐으나 최근 분양가가 급등하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호황기만큼의 프리미엄이 붙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크기에 쉽게 시장에 나서기 어려워 매수심리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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