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이슈] 독립 스튜디오 시대, 시사교양 PD에게도 도래하나?

[K-이슈] 독립 스튜디오 시대, 시사교양 PD에게도 도래하나?

한류타임스 2023-03-18 11:52:37 신고

3줄요약

최근 몇 년간 방송가의 새로운 현상 중 하나는 방송 PD들의 독립 스튜디오 설립이다. 이른바 ‘스타 PD’들이 방송사를 떠나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한 후 방송사와 OTT 등 여러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보통 드라마와 예능 분야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트렌드가 시사교양 PD들에게도 번지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과 시사교양 연출자 출신인 장호기 PD의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 100’이 큰 인기를 끌면서다. 이 두 프로그램의 엄청난 성과가 방송사 시사교양국 내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출구 생긴 시교국 PD들, OTT가 제공한 변화의 바람   


MBC 시사교양국은 매우 고무적이다. 시사교양국 소속인 장호기 PD와 조성현 PD가 만든 두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피지컬: 100’은 남녀간의 힘 대결을 극대화했고, ‘나는 신이다’는 말로만 듣던 사이비 종교의 해괴한 행위를 낱낱이 고발하며 그릇된 믿음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한 MBC 시사교양국 PD는 “넷플릭스의 두 작품이 시사교양 PD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면서 “이 프로그램 덕분에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퍼지고 있다. MBC 내에서도 타 플랫폼과 협업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앞으로도 이러한 콘텐츠가 더 많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나 예능의 경우 ‘스타PD’가 존재했지만, 시사교양국에서는 대중적인 인지도와 스타성을 가진 PD가 없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특성상 이야기가 딱딱하고 PD들의 얼굴이 방송에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예능 PD들의 이직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우리는 불러주는 곳도 없다”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본인의 특기를 살려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 지상파 외에는 딱히 없기 시사교양 PD들은 한 번 입사하면 거의 이직 없이 해당 방송국에서만 근무한다. 이런 상황에서 OTT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시사교양 장르 독립스튜디오 설립의 신호탄을 쏜 PD는 SBS에서 오랫 동안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한 최삼호 PD다. 최 PD는 SBS에 재직하며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 Y’,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등 여러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실무자로 참여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본 최 PD는 지난해 9월경 SBS를 퇴사하고, 10월 ‘스토리웹’을 설립했다. ‘스토리웹’은 JTBC 소속 레이블로 편입돼 최근 JTBC ‘듣고, 보니, 그럴싸’를 제작했다.

교양국 PD로 독립 스튜디오를 설립한 사례는 ‘스토리웹’이 처음. 이에 대해 최 PD는 한류타임스에 “많은 시사교양PD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하지만 젊은 PD들과는 달리 연차가 있는 PD들은 ‘SBS에서 편하게 월급 받아도 되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걱정과 함께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인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면 시사교양국의 독립 스튜디오 확장 트렌드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 예능과 만난 범죄 콘텐츠, 더 기대되는 이유는?


그간 방송가에서는 범죄를 소재로 한 교양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MBC ‘PD수첩’ 정도가 전부였는데, 이들 프로그램은 고발적인 요소가 강한 뉴스 취재물에 가까웠다.

이런 가운데 최근 SBS ‘궁금한 이야기 Y’, ‘꼬꼬무’, ‘당신이 혹하는 사이’, MBC ‘실화탐사대’, tvN ‘알쓸범잡’, E채널 ‘용감한 형사들’ 등 범죄 소재에 예능을 가미한 범죄 콘텐츠가 늘어났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범죄 소재 예능 장르의 팬덤을 확장시켰다. 해당 작품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플랫폼과 상관없이 콘텐츠에만 주목한다.

스토리웹의 최 PD는 “팬덤이 얼마나 많은지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굉장히 강력한 것만은 분명하다. 언제나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화제성도 뒤따른다. 드라마나 예능처럼 범위가 넓진 않지만, 코어 팬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재방송 콘텐츠가 많은 한 케이블 채널의 PD는 “재방송 콘텐츠로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의외로 ’꼬꼬무’다. 심지어 ’유퀴즈 온더 블록’보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면서 “우리와 같은 재방송 콘텐츠 비중이 높은 채널의 경우 코어 시청자층이 있는 범죄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를 비롯해 왓챠나 웨이브 등 OTT 플랫폼도 모두 시사교양 장르에 주력하고 있다. 인기 다큐멘터리는 드라마나 예능보다도 더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가 연출한 웨이브의 ‘국가수사본부’가 그 예다.  18일 현재 7회까지 공개된 ‘국가수사본부’는 이날 기준 웨이브 내 시청시간과 유료가입자견인 부문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편히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와 예능이 아닌 시사교양 분야에서 이러한 성과가 나온다는 점이 드라마틱하다는 평가다.

# OTT에서 꽃피는 범죄 다큐멘터리


이러한 최근의 콘텐츠 트렌드에 따라, 방송사 PD가 연출하는 시사교양 콘텐츠를 OTT에서 더 많이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해진 방송 시간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어야 내야 하는 지상파에 비해 OTT 콘텐츠는 비교적 마감이 자유롭다. 제작 시간과 콘텐츠의 깊이가 강력하게 연관되는 다큐멘터리의 경우 지상파보다 OTT 공개가 훨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는 게 PD들의 시각이다. 

드라마나 예능은 촬영 전 소요되는 시간을 대략이라도 산출할 수 있지만 취재가 필요한 다큐멘터리의 경우 소요될 시간을 예상하기 힘들다. 변수가 워낙 많아 예상했던 취재 시간을 훨씬 넘길 수도 있다. 수 개월에서 심지어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OTT는 이런 긴 시간을 기다려 줄 수 있다.  시청자 역시 이렇게 만들어진 깊이 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OTT 다큐멘터리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OTT 관계자는 “시사교양 콘텐츠의 경우 제작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때도 있다. 마감에 쫓기다보면 부실한 내용임에도 억지로 편성에 맞춰 방송해야 하는데, OTT는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롭다”며 “OTT와 방송한 시사교양국 PD들이 마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고 있는데, 이는 콘텐츠의 질로 이어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웨이브, SBS

 

함상범 기자 kchsb@hanryutimes.com

Copyright ⓒ 한류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