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외교 복원서 역할 부각된 전경련…재계 주도권 이동?

한일 셔틀외교 복원서 역할 부각된 전경련…재계 주도권 이동?

연합뉴스 2023-03-19 06: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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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미국서도 경제 교류행사 주최할 듯…경제단체간 미묘한 신경전

4대 그룹 재가입 여부 관심…"쉽게 결론 날 문제 아냐"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기창 기자 = 한일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을 전후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역할이 부각되며 재계에서 경제단체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한일 경제인과 함께한 윤석열 대통령 한일 경제인과 함께한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대행,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등 한일 경제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3.17 jeong@yna.co.kr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가 전경련 회원사 탈퇴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전경련 행사에 참여하면서 이들 기업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기간 일본 경제계와 교류 행사를 주도한 데 이어 다음달 방미 기간에도 미국 경제계와의 모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이 지난 17일 도쿄에서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함께 주최한 행사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미래 파트너십 기금' 발표하는 한일 재계 '미래 파트너십 기금' 발표하는 한일 재계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이 16일 도쿄 지요다구 게이단렌 회관에서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하고 있다. 2023.3.16 psh59@yna.co.kr

재계에서는 존폐 위기까지 내몰렸던 전경련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4대 그룹이 탈퇴하며 위상이 급격히 약화됐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실상 '패싱'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최근 허창수 회장이 사임하며 차기 회장 인선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맡고 나서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와 맞물려 전경련이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동안 경제단체를 대변해온 대한상의가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경련 입장에서는 이번이 (위상 강화의) 기회라고 보는 것 같다"며 "지금 경제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반면 글로벌 경제 교류 행사는 상황에 따라 주관하는 경제단체가 달라지는 만큼 한일·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주최를 놓고 전경련의 위상 강화로 연결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연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교류 행사는 무역협회가 주도하지 않았느냐"며 "어떤 지역에서 어떤 목적으로 행사가 열리느냐에 따라 주관 단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누가 행사를 주관하는지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다보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대한상의는 2021년 4대 그룹 총수 중 연장자인 최태원 회장이 수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경제계를 대변하고 각종 행사를 주도하며 경제단체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아 전방위로 뛰고 있다. 대한상의는 연초 다보스포럼에서도 '한국의 밤' 행사를 개최하며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앞서 2017년 박용만 회장 시절에도 상의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같이 갈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는 등 '재계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경제 단체간 주도권 다툼 성격의 신경전은 사실 이전에도 종종 있어 왔다.

작년 3월에는 경제단체와 당시 윤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오찬 회동이 전경련 중심으로 추진된 탓에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4대 그룹 총수의 참석으로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경련의 위상이 실제로 변화하려면 4대 그룹이 가입해서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경련 탈퇴한 그룹들(CG) 전경련 탈퇴한 그룹들(CG)

[연합뉴스TV 제공]

다만 4대 그룹은 모두 "재가입 여부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 논의되는 바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계 관계자는 "쉽게 결론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비대화·정치화된 전경련의 변화가 있지 않으면 (4대 그룹이) 들어갈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4대 그룹이 단순히 전경련 주최 행사 등에 참여하며 보조를 맞추는 것과 다시 회원사로 돌아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이후에도 글로벌 경영과 관련해 나름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데 굳이 전경련에 다시 가입할 필요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로서는 재계에서 전경련의 역할이나 입지가 아직 불분명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준 직무대행은 지난달 23일 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어 4대 그룹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하는 사람이면 전경련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그다음에 (가입을) 권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복합 위기가 이어지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전경련 가입시 내야 할 분담금도 부담"이라고 전했다.

2016년 당시 가장 먼저 전경련 탈퇴를 선언한 LG그룹의 입장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탈퇴 당시에는 '반도체 빅딜'을 둘러싼 LG와 전경련 간의 오랜 앙금이 회자되기도 했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은 전경련 중재로 LG 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기게 된 1999년 이후 17년간 전경련 공식 회의 석상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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