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세계 1등' 삼성전자 미완의 꿈 이뤄질까

'생활가전 세계 1등' 삼성전자 미완의 꿈 이뤄질까

데일리임팩트 2023-03-21 21:17: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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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지난해 보릿고개를 겪었던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이 올해 반등을 노린다. 

해법은 프리미엄 가전. 비스포크 판매를 50% 늘려 실적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고금리·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됐지만, 프리미엄 가전은 견조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생활가전 수요가 극적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적다. 이에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가전으로 전체적인 수요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정복' 분야에 대한 의지도 드러낸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부분에서 추격자에 가깝다. 세계 1위를 위해 로봇∙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고도화 하고, 특히 로봇사업을 올해 본격화할 방침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속도를 내 생활가전을 또 다른 수익원으로 확실히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고효율·친환경·초연결…소비 위축 뚫을 3가지 키워드

21일 한종희 부회장은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에 참석해 불황을 타개할 실행전략을 공개했다. 한 부회장은 현재 DX부문장을 맡아 생활가전과 TV,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의 소비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생활가전사업에서) 적자를 봤다"며 "물류비와 원재료비 증가, 수요 감소 등 여러가지 요인에 대해 개선하고 있다. 현재 1분기 실적을 말하기에 시기상조이지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생활가전은 일상에 필요한 제품인 만큼, 하반기엔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부회장이 꺼낸 반전 카드는 고효율·친환경·초연결이다. 에너지 요금이 인상되고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일상의 편리와 효율성을 더해줄, 섬세한 기술에 대한 요구도 커지는 추세다.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시켜 매출 증대와 브랜드 선호도를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복안이다. 한 부회장은 "세계 경제가 좋지 않다"면서도 "소비자들이 에너지 관련 기능을 중요하고 여기고 있어, 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이 결합한 신제품을 통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말했다.

모델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모델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비스포크 신제품엔 소비자 요구를 적극 반영된다. 부품 고효율화로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인다. 초정밀 가공기술을 적용한 컴프레서, 디지털 AI 인버터를 적용해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만 57개에 달한다. 모두 국내 에너지 규격 기준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뛰어난 효율을 자랑한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최대 30%,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도 22%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여준다.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소재 적용 등으로 제품 가격이 올라갈 경우,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생산라인이 디지털 전환으로 변하고 있다"며 "사람이 하는 일과 공정을 로봇이 함으로써 공정(시간)을 단축하고 공장에 사용되는 유틸리티 비용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능으로 사용 편의성도 높인다. 삼성전자는 2016년 홈 사믈인터넷(IoT) 기능을 갖춘 냉장고, 패밀리허브를 시작으로 무풍에어컨(2017년), 플렉스워시(2018년),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2020년), 비스포크 제트 봇 AI·비스포크 큐커(2021년) 등 AI 탑재 가전을 늘려왔다. 올해는 스틱 청소기와 식기세척기, 오븐까지 15개를 선보인다. 사용자의 생활방식에 맞춘 기능들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한 부회장은 AI 가능 확대로 관리하기 까다로워 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비용 절감, 효율성에 더 큰 역할을 한다. AI확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과거엔 제품 불량이 어떤 부분인지 알 수 없었다면 이젠 AI로 불량을 다 잡아낼 수 있다. 수리기사가 두 번 출동할 것을 한 번으로 줄이거나 원격으로 (수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지속 가능, 연결성을 부각시켜 세계 시장에서 비스포크의 입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비스포크 제품군을 27종으로 넓히고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비 50% 판매 성장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국내에선 2대 중 1대, 미국에선 4대 중 1대를 비스포크로 채운다. 이 같은 계획이 순항할 경우, 지난해 4분기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만회하고, 하반기께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하리라는 게 삼성전자의 예상이다. 

삼성전자가 비스포크를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서이기도 하다. 밀레 등 전통의 강자들이 강세를 보이는 선진시장을 뚫으려면 '같은 듯 다른' 특별한 가치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부회장도 "프리미엄 가전은 가격만 높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이라며 "가성비, 가심비 등 MZ 세대들이 찾을만한 제품을 앞으로 더 많이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품력을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활용해 편의성을 제고하고, 개방형 협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팀비스포크 기조를 유지한다. 이무형 DA사업부 개발팀장은 "기존 팀비스포크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파타고니아와의 협업도 그 일환"이라며 "특정 업체와 협업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 업계가 (팀비스포크를) 같이 한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연결성을 핵심인 소프트웨어 경쟁력 또한 지속적으로 높여가기로 했다. 한 부회장은 "가전 사업부가 모바일, 네트워크사업부등과 비교했을 때 소프트웨어 인력이 가장 적다"며 "지속적으로 충원해 다른 사업부와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기기 간 연결성이 강화될수록 대두되는 보안 문제에 대해서도 공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유미영 DA사업부 SW개발팀장은 "클라우드부터 단말까지 녹스 기술로 종합적인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며 "카메라 달린 제품은 상품 단계에서 해커를 동원해 취약점을 개선하는 등 개발 단계에서 소비자의 사생활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이 21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미정복지' 생활가전에 집중…세계 1위 향한 갈망

업계에서는 이날 삼성전자가 세계 1위에 대한 갈망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비스포크홈으로 개념을 확장하면서 "소비자 중심의 비스포크 홈을 통해 글로벌 가전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출사표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업 중 생활가전은 유일하게 1위를 하지 못했다. 더욱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나 TV 등과 연결되는 까닭에 동반 매출 상승을 노릴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제품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지난 1월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산하 키친∙리빙개발그룹의 2개팀을 냉장고∙조리기기∙식기세척기∙의류케어∙청소기 개발그룹으로 나눴다. 개발팀 산하 소프트웨어개발그룹 역시 제품군별로 세분화 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모바일(MX)사업부 임원 6명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으로 이동시켜 세계 1위를 달성한 성공 DNA도 이식했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신기술 활용도를 높이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챗GPT 등 생성형 AI에 대해 "대세화 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이 (완전히 다른) 새 제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퀀텀닷(QD) 기술을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관련해서는 '소비자 선택권의 강화'임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가장 우려했던 번인 문제가 어느 정도 개선됐다"면서도 "소비자 취향이 다양햐짐에 따라 (OLED TV를)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큰 관심을 보이는 로봇사업은 새 동력으로 키운다. 삼성전자는 로봇기업인 레인보로보틱스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 중이다.한 부회장은 로봇은 또 하나의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삼성 리서치에서는 삼성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보조기구 로봇인 EX1을 출시할 예정임을 재확인한 한 부회장은 "로봇 분야에서 총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가 로봇 관련기업 M&A에 나설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 부회장은 M&A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M&A 시기는) 보안사항"이라며 "시간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금씩 성사되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항상 연내 (M&A가) 가능하도록 하려 한다"면서 "상대방과 입장을 잘 맞춰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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