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나무 분쇄해 만든 ‘목재 펠릿’, 진짜 친환경인가?

멀쩡한 나무 분쇄해 만든 ‘목재 펠릿’, 진짜 친환경인가?

플래닛타임즈 2023-03-23 08:00:30 신고

3줄요약
목재 펠릿 ⓒ산림청

· 친환경 에너지원 중 하나인 '목재 펠릿'이 건강한 목재를 이용해 생산된다는 지적이 나와 '친환경성'에 의문이 제기됨

· 바이오매스는 목재 가공품을 석탄에 섞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 이때 목재 펠릿과 같은 원료는 폐목재를 이용해 제작되는 게 취지에 맞음

· 유럽 의회 환경·보건·식량위원회에서도 무분별한 산림 바이오매스의 사용을 줄이라 권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은 ‘목재 펠릿’이 무분별한 산림벌채를 통해 생산된다는 지적이 나오며, 목재 펠릿의 친환경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나무’, 특히 ‘바이오매스’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져 왔다. 바이오매스란 태양에너지를 받아 유기물을 합성하는 식물체와, 이를 식량으로 하는 동물, 미생물들의 총체를 말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나무를 가공해 만든 목재 펠릿, 나무칩 등을 석탄에 섞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순히 나무를 가공해 태우는 방식이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 원료로 주목받게 된 걸까?

이는 나무가 가진 특성과 관련이 깊다. 나무는 탄소 저장소다. 나무는 탄소 흡수를 통해 성장하며, 나무를 태우게 되면 나무가 흡수한 만큼 탄소가 배출된다. 같은 자리에 나무를 심으면, 이 탄소를 다시 흡수한다.

쓰지 않는 부산물을 ‘새활용’하는 의미도 크다. 건강한 원목을 사용하고 남은 잔가지들은 그 사용도가 낮으며, 무분별하게 방치할 경우 산불 발생의 위험성도 높다. 이 처치 곤란의 폐목재를 목재 펠릿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나무를 벌채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탄소를 온실가스 통계에 산정하고 있기에, 나무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추가로 집계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들으면 ‘목재 펠릿’이 탄소중립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만능열쇠인 것처럼 들린다.

석탄 태우는 대신 나무 베서 친환경 실현

최근 이 ‘목재 펠릿’의 불편한 진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졌다. 바이오매스의 원료는 숲에서 나오는 목재, 목재 부산물, 폐목재를 이용한다. 하지만 바이오매스 원료의 사용 목적인 ‘친환경’을 생각하면 건강한 목재를 잘라 목재 펠릿을 만드는 것이 아닌 부산물, 폐목재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에서 시행 중인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말 그대로 ‘미이용’, 사용 가치가 낮은 목재를 폐기하지 않고 재가공해 사용하자는 취지의 정책이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계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건강한 나무를 베어 목재 펠릿을 만들고 ‘친환경’이라 홍보하는 일이 비일비재였다.

충북 진천의 목재 펠릿 공장에 방문하자 멀쩡한 통나무들을 잔뜩 실은 트럭을 발견할 수 있었다. 미이용 목재들만 이용해 목재 펠릿을 만들기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멀쩡한 나무들은 친환경 에너지 원료를 만든다는 명목하에 갈리고 있었다. 실제 2021년 산림청에서 공개한 목재 이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목제 펠릿 제작 원료 중 미이용 산림 바이오매스는 54.8%, 원목 41.8%로 폐목재 못지않게 건강한 나무들이 목제 펠릿 제작에 사용되고 있었다.

유럽 의회 환경·보건·식량위원회에서도 무분별한 산림 바이오매스의 사용을 줄이라 권고한다. 특히 건강한 원목을 이용해 목재 펠릿을 제작하는 경우,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덧붙였다.

탄소중립은 우리의 오랜 공을 들인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이는 하루아침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바이오매스 전문가인 존 스터번 교수는 목재 펠릿을 태움으로써 오늘날 방출되는 탄소가 다시 흡수되는 데 44년에서 104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결코 적지 않은 기간으로 그동안 나무가 화재, 벌레 등에 의해 손상되지 않는 전제하에 계산된 수치다. 그만큼 산림바이오매스 시장은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며 무분별한 남용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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