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자교 붕괴사고’로 본 K-안전불감증의 민낯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로 본 K-안전불감증의 민낯

일요시사 2023-04-05 14:02: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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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의 정자교 붕괴사고로 ‘K-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정자동 탄천을 가로지르는 정자교의 보행로 부분이 원인 미상의 외력으로 인해 무너져 내리면서 30대 여성 1명이 사망했고 30대 남성 1명이 허리에 부상을 당했다.

정자교 붕괴사고는 오전 9시45분께 발생했으며 사상자 2명은 교각이 붕괴하면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다리는 분당신도시 조성 당시인 1993년 건설됐던 왕복 6차로의 교각으로 총연장 108m다.

도로 양측으로 보행로가 나 있어 보행자들이 건널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우천 ▲노후화 ▲정자교 교량 아래의 수도관 파손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선 다른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날부터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강우량에 교량이 붕괴됐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교량, 철도, 항만, 터널 등 기반시설을 확충만 할 게 아니라 기존 시설물 유지보수에 노력해야 한다”며 “당장 일본만 봐도 SOC 상태가 열악한데 재원이 거의 없어 거의 대다수가 흉물급”이라고 제언했다.

이 관계자는 “도쿄도와 연결되는 교량 중 절반 이상이 구조안전등급이 나오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임시방편으로 보강해서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우리나라도 먼 일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에선 윗선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서 실적 만들기에는 혈안이 돼있는 데 반해 정작 가장 중요한 유지보수 관리에 필요한 예산은 투자하지 않는다는 뒷말도 나온다.

이어 “기반시설 신설 직후부터 주기적으로 유지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예산이 터무니없이 책정돼있다”며 “노후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라도 관리해야 하지만 실상은 이번 붕괴사고처럼 사건사고가 터져야 하는 척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번 정자교 붕괴사고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사고현장을 통제하지 않고 있다’며 안전불감증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국내 최대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인 ‘SLR클럽’엔 한 회원이 ‘실시간 분당 사고 ㄷㄷㄷ’라는 제목의 사고현장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에는 왕복 6차선의 상행 교각 부분이 무너져 내려 있는 모습과 양 차선 차량 통제 중인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붕괴된 교각 반대편의 보행로는 전혀 통제를 하지 않고 있었다. 관할 당국이 반대편 교각도 통행을 금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빤히 건너편 교각에 붕괴사고로 인해 소방차 및 구급차가 정차 중인데도 무심하게 보행로를 걷고 있는 보행자들의 모습도 아찔해 보인다.

글 작성자는 “저 다리는 통행 금지시켜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들 지나다니는 거 보니 불안하다”며 “다리 일부가 무너졌는데 인원 통제 안 하는 것도 놀랍고 저길 건너가는 사람들도 놀랍다”고 우려했다. 다른 회원도 “저런 상황인데 반대쪽은 그냥 통행하네요”라며 “전형적인 K-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회원은 “차량 통행만 막고 사람은 아니고 있다. 사람들 통행도 막아야 할 것 같은데”라며 불안해했으며 또 다른 회원은 “이 정도 비에 무너질 리는 없고 언제라도 무너질 다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붕괴 원인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인원을 투입해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별도의 외력이 가해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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