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광온 시대] ③ 친명-비명 '불편한 동거'…민주당 '투톱 갈등' 재연되나

[野 박광온 시대] ③ 친명-비명 '불편한 동거'…민주당 '투톱 갈등' 재연되나

데일리안 2023-05-01 07:00:00 신고

3줄요약

총선 앞두고 이재명-박광온 신경전 벌어질 가능성

2003년 원내총무 → 원내대표 격상…위상 강화돼

이후 '투톱' 갈등 잦아…대표 사례는 '문재인-이종걸'

추미애-우원식도 '대리사과' '추경 협상 비판' 불화설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광온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광온 원내대표의 손을 잡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당 안팎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당내 '이재명 체제'에 대한 불안과 견제 심리를 기반으로 원내 지휘봉을 잡게 됐다는 점에서, 총선 시계가 빨라질수록 당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의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당정치사에서 '원내대표'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우리나라 '최초의 원내대표'는 2003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다. 이전에는 원내대표가 아닌 원내총무로 불렸다. 지금의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이 선출하지만, 원내총무는 당대표 또는 총재 또는 의장이 임명했다. 원내총무는 당의 인사와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보다도 급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3년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이 원내총무를 '원내대표'로 격상시키고, 당대표에게 집중됐던 권한 중 국회 운영과 정책 결정권을 떼어주는 내용의 개혁안을 확정하면서 지금의 체제가 처음 형성됐다. 원내 정당화와 중앙당 조직 축소, 국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투톱' 시스템이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원내대표 명칭을 실제로 처음 사용한 정당은 열린우리당이었다. 새천년민주당이 개혁안을 확정 지은 해에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과 분당 사태가 일어나면서 원내대표 선거가 열리지 못했고, 이후 창당된 열린우리당에서 김원기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체제가 형성됐다. 이듬해 한나라당도 원내대표 명칭을 도입, 김덕룡 의원이 첫 원내대표가 됐다. 이후 모든 정당이 이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당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돼 각 당의 국회의원을 비롯한 모든 당원을 대표하는 당의 '얼굴'이다. 당대표는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 권한 등을 갖고 있다. 특히 당대표는 총선에서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국회직 인선과 상임위원회 배정 권한 등을 갖는다. 국회 운영에 대한 일정, 법안 처리, 예·결산 심사, 상임위 운영 방향 등 여야 간 협상의 전권도 원내대표에게 있다. 원내대표는 또 관례상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당 서열 2위이지만, 당대표에 맞먹는 위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015년 7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데일리안 DB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015년 7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데일리안 DB

그래서인지 '투톱' 간 갈등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최초의 원내대표인 김근태 전 의장만 하더라도 2004년 원내대표 활동 당시 정동영 의장과 곳곳에서 갈등을 벌였다. 이는 대권 행보와 맞물려있다고 해석됐다. 두 사람은 17대 총선 이후 통일부 장관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다시 벌이기 시작해 청와대에서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내대표 당시도 민주당의 대표적인 '투톱 갈등' 사례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던 2015년 비노무현계의 대표주자 이종걸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예견됐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자, "분열의 정치를 한다면 당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당무를 거부했다.

이후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해 투톱 갈등은 극에 달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하여튼 괴롭다. 분란을 끝낼 방안으로 재신임을 제안했는데 그 자체가 또 분란거리가 돼 버리니까 참으로 대책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017년 6월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017년 6월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7년에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추미애 대표는 당시 '문준용씨 의혹 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그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와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이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말했다. 그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해 우군으로 확보해야 하는 국민의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국민의당은 이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청와대가 국민의당에 '대리 사과'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추미애 대표와 사전 상의 없이 각 당 설득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 대표 왕따설'까지 불거졌다.

이후 추미애 대표는 통과된 추경을 두고 "공공일자리 핵심인 중앙직 공무원 일자리가 반 토막났다"며 원내지도부의 실책이라고 지적했고, 우원식 원내대표가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두 사람 간 감정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우원식 원내대표는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갈등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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