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1년] ① 장밋빛 기대 속 개장 '빛과 그림자' 교차…논란 여전

[레고랜드 1년] ① 장밋빛 기대 속 개장 '빛과 그림자' 교차…논란 여전

연합뉴스 2023-05-01 07:00:05 신고

3줄요약

"특수 기대치 못 미쳐"…일자리미흡·불공정계약·유적보존 갈등 '진행형'

레고랜드 "코로나 시국 비교적 성공 개장…5년간 지역상생 1천억원 투자"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편집자 주 = 2022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세계 10번째로 강원 춘천에 문을 연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가 개장 1년을 맞았습니다. 연간 200만명 방문 기대를 안고 11년 만에 문을 열었지만, 입장객 수는 예상치의 절반에 불과하고,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사태 시발점이 되는 등 지역사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1년간 운영을 통한 평가와 과제, 인터뷰 등 기획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레고랜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도 춘천에 들어선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는 지난해 5월 5일 개장했다.

수많은 논란에 휩싸여 기공식 3차례를 비롯해 개장 시기를 7차례 연기하는 등 11년 만에 어렵게 문을 연 레고랜드는 개장 1년여간 빛과 그림자가 교차했다.

레고랜드 측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자평하지만, 레고랜드 특수에 기대를 걸었던 시민 등은 실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망감만 고조되고 각종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레고랜드는 도심 의암호 한가운데 섬인 중도(91만6천여㎡)에 39개 축구장(28만여㎡) 규모로 들어섰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가족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레고 브릭으로 지어진 40여 개의 놀이기구와 7개의 클러스터(구역), 154실의 호텔로 만들어졌다.

강원도와 춘천시 등은 연간 200만명 방문객(경제효과 5천900억원)을 예상해 많은 기대 속에 개장했지만, 절반 수준인 100만명 안팎에 불과하다.

겨울철 3개월가량 임시휴장을 해 이를 고려하더라도 초라한 성적이다.

지역 발전에 획기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지역사회는 실망했다.

하지만 레고랜드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운영이라는 평가를 내놓아 지역 기대치와 온도 차를 보였다.

레고랜드는 세계 레고랜드 테마파크 중 최초로 야간 개장을 실시하고 5년간 최대 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출발점에 서 지역사회 기대치에 얼마나 부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식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정식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혈세 7천억대 투자 불구 고작 100만명…각종 오명에 신뢰도 '흔들'

레고랜드는 2011년 9월 강원도와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그룹이 5천683억원을 투자해 중도 내 도유지에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투자합의각서(MOA)를 통해 시작됐다.

레고랜드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엘엘개발(현 강원중도개발공사)을 설립하고, 2013년 10월 멀린그룹과 본 협약을 했지만, 2014년 고인돌(지석묘) 등 청동기 시대 유구가 대거 발굴되고 시행사 자금 부족 등으로 7년여간 허송세월했다.

이후 2018년 12월 멀린사 2천200억원, 엘엘개발 800억원 등 3천억원을 투자하고 멀린사가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총괄개발협약(MDA)을 체결, 사업이 급물살을 타 지난해 3월 26일 준공과 시범 운영을 거쳐 5월 5일 문을 열었다.

개장 초기 어린이 손을 잡고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 행렬은 닭갈비와 막국수로 대변되는 지역 상권에 특수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여름방학이나 휴가철 등 시기별 특성에 맞춰 마련한 크리스마스 시즌 맞이 '메리 브릭스마스' 등 이벤트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관람객 붐비는 춘천 레고랜드 관람객 붐비는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강원도가 800억원에 대한 지분 명목으로 받는 임대료가 계약 과정을 거치면서 고작 3%에 불과하고 도유지를 최장 100년간 무상 임대하는 것으로 드러나 불공정 계약 논란 등이 불거졌다.

여기에 레고랜드를 통해 기대했던 지역 경기 활성화는 기대만큼이나 실망도 적지 않았다.

약속했던 일자리 창출 마저 대부분 계약직으로 채워진 데다 주차료와 이용료를 비롯해 편의시설 부족 등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운영으로 이용객 불편과 불만이 쏟아졌다.

놀이기구가 5차례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불안감이 이어졌고, 연간이용권을 팔고서 휴장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볼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개장 초기 성수기 호텔 숙박료가 4인 기준 1박에 100만원에 이르거나, 하루 입장권이 5만원(성인 기준)이 넘어 '귀족 테마파크'라는 오명도 받았다.

주차장 요금도 경차 등에 대한 감면 혜택 없이 하루 요금 기준으로 무조건 1만8천원을 부과해 불만이 쏟아지자 개장 2개월이 지나서야 시간제로 요금을 낮췄다.

값비싼 주차장을 피해 테마파크 주변 불법 주정차가 극성을 부렸고 까다로운 환급 규정에 한국소비자원이 이용약관 개정을 권고하기도 하는 등 바람 잘 날 없는 1년을 보냈다.

멈춰 선 춘천 레고랜드 타워전망대 멈춰 선 춘천 레고랜드 타워전망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잇따른 이용객 불만에 세계적인 테마파크 브랜드의 신뢰도까지 영향을 미쳤지만, 더 큰 위기를 맞았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해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 신청 발표가 지자체의 보증채권 신용에 신뢰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져 국내 채권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게다가 이 당시 레고랜드의 겨울철 3개월 휴장 공지가 겹치자 레고랜드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수많은 구설에 올랐다.

레고랜드가 겨울철 휴장은 세계 글로벌 운영 지침에 따른 것이고 국내 금융시장에 혼란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레고랜드 사태'라는 오명을 그대로 뒤집어썼다.

강원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부지를 포함한 하중도 전체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기반 조성을 맡는 것으로 레고랜드를 짓다가 부도가 난 것처럼 오해는 커졌다.

지역사회에서는 개장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춘천 도시를 알리는 효과를 비롯해 개장을 전후한 각종 언론 홍보 및 100건 이상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여행사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의 여행지와 먹거리를 자연스럽게 알렸다는 평가이다.

연간이용권 구매자의 60%가 춘천 이외 지역 거주자인 데다 약 5천명의 외국인과 약 3만여명의 학생 단체관람객이 찾는 등 개장 이후 지역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어 레고랜드 유치 효과가 점차 가시화한다고 분석한다.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한파, 비상 걸린 건설업계 자금조달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 한파, 비상 걸린 건설업계 자금조달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역 상생 초점' 변화 시도하는 레고랜드…5년간 최대 1천억 투자

개장 1년간 각종 오명과 구설에 평가는 엇갈리지만, 레고랜드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순규 신임 사장이 5년간 투자 계획이 담긴 경영 비전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순규 사장은 "레고랜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선도기업인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며 재정적으로 매우 건전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5년간 지속적인 추가 투자를 통해 잔여 부지에 놀이기구, 숙박, 관람 시설을 증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4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온 새 비전에 이어 지역 상생 방안은 더 확대하고 구체화했다.

우선 세계 10개 레고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5월∼10월 주말(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 맞춰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에 나섰다.

어린이 물놀이장, 오후 입장권 등을 도입하고 부지 내 9천여㎡에 어린이 물놀이장을 7월께 오픈하기로 했다.

그늘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파라솔과 그늘막을 대폭 늘리고 파크 내 식당에 한식 등 20여가지 음식을 추가로 선보여 한국 특유의 정서에 초점을 맞추었다.

개장 이후 현재까지 약 1천500명 이상의 취약계층 가족을 초청하고 2월부터 매달 한 부모 10개 가정을 레고랜드 호텔에 초청, 투숙과 함께 다양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춘천 레고랜드 야간개장 춘천 레고랜드 야간개장

[레고랜드 코리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겨울철 취약 계층에 연탄 기부와 밀런의 스콧 오닐 CEO가 장애인 가정을 초청하는 행사도 했다.

장애인의 날을 전후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00여명의 장애인 가족을 초청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관광협의회와 함께 국내 11개의 여행업계 팸투어도 진행했다.

미흡한 일자리 지적에는 강원도일자리재단과 업무협약 통해 채용을 늘리고 도내 스키 리조트 측과 동계 휴장 기간 채용 우대, 근무 경력자에 가산점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지역 관광지를 결합한 관광 연계 상품을 만들고, 소외계층을 초청하는 행사를 최근 잇따라 열고 있어 지역 상생 방안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협력사업을 늘리는 레고랜드가 지역과 함께하는 관광지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레고랜드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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