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관식: 70년 만의 역사적 예식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영국 대관식: 70년 만의 역사적 예식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BBC News 코리아 2023-05-06 14:02:16 신고

Kate greets crowds: 'The kids are excited but a bit nervous'

영국에서 6일(현지시간) 70년 만의 대관식이 치러지면서, 찰스 3세 국왕과 왕비는 마차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의 역사적인 행렬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미 행렬 경로를 따라 많은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런던 중심부에 국가원수급 약 100명이 모임에 따라 대규모 보안 작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군주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위를 예고했다.

대관식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전날 미국에서 일반 여객기로 도착한 서식스 공작, 즉 해리 왕자를 포함한 하객 약 23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해리 왕자가 회고록 출간 이후 형이자 웨일스공인 윌리엄 왕자와 함께 대중 앞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리 왕자는 식이 끝나고 몇 시간 후에 미국으로 돌아가 아내 메건과 다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대관식 기념 불빛이 켜진 엘리자베스 타워를 지나가는 남성
EPA
런던 랜드마크들은 대관식을 기념하는 불빛으로 장식됐다

찰스 3세는 지난 9월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 70년 만에 서거한 후 영국과 14개 영연방의 왕으로 즉위했다.

이번 대관식은 1066년 이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40번째로 열리는 대관식으로, 수 개월간 치열한 계획 과정을 거쳐 준비됐다.

대관식 전날, 국왕은 웨일스 왕자 부부와 웨일스 공녀, 그리고 많은 경호원과 함께 버킹엄궁 앞 더몰(The Mall) 대로를 거닐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대관식을 위해 모인 군중 중에는 "대관식 거리" 팻말을 든 바바라 크라우더(69)와 그의 친구 폴린이 있었다.

크라우더는 "캠핑할 생각은 없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캠핑하지 않으면 앞쪽으로는 접근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버킹엄궁 앞 더몰 대로에 모인 사람들
Reuters
일부 사람들은 대관식 전날부터 버킹엄궁 앞 더몰 대로에 모였다

윌트셔에 사는 케이티 고든은 전날 두 딸과 함께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왕과 여왕이 "훌륭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은 "대관식을 보기 위해 캠핑을 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냥 무료로 하고 있어요. 우리가 하려고 얼굴용 그림물감을 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금요일(5일) 해가 질 무렵 대관식 경로를 따라 수백 개의 텐트가 등장했고, 역사적인 행사를 목격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식을 집전하며,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연예인인 앤트 앤 덱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전날 버킹엄궁에서 열린 대관식 전 행사에서 캐서린 웨일스 공비를 만났다.

이날 행사에서는 찰스 3세가 우크라이나 영부인과 대화를 나누고, 덴마크 왕세자비 마리와 악수하고 그의 볼에 입맞추며 인사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영국 의회를 방문한 카밀라
Reuters
찰스 3세 국왕의 배우자인 카밀라도 그와 함께 왕관을 쓰게 된다

대관식에는 국왕에 대한 대중의 충성 맹세가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영국 국교회는 충성 맹세가 전적으로 선택 사항이며 이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대신 "개인적인 성찰의 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찰스 국왕이 사원에 도착해 첫 기도를 하며 읽게 될 대관식의 기조 메시지는 "나는 섬김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는 것이다.

대관식의 하이라이트는 성 에드워드 왕관이 국왕의 머리에 씌워지는 순간이다. 이때 사원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인근 기마 의장대가 축포를 쏘아 올릴 것이다.

카밀라는 찰스 국왕과 더불어 왕관을 쓰게 된다. 국왕과 길고, 때로는 복잡했던 관계를 거쳐 이제 공식적으로 "카밀라 여왕"으로 불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관식에는 유대교와 무슬림, 불교, 시크교 대표들이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다 종교적 요소를 강조했으며, 이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을 강조할 예정이다.

힌두교도인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성경을 낭독하며, 성가대는 웨일스어와 스코틀랜드어, 아일랜드 게일어로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웨일스 공비,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Kensington Palace
왼쪽부터 대관식 전 행사에 참석한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웨일스 공비,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

거의 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관식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주교가 예배에 참여한다.

예배가 끝나고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쯤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는 '골드 스테이트 코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돌아간다. 군인 약 4000명과 19개 군악대가 마차를 따라 1.6km에 이르는 장엄한 행렬을 함께 한다.

이번 행렬을 위해 세너타프(전몰장병 추모비) 등의 랜드마크까지 교통 표지물로 표시한 모의 경로를 이용한 세심한 리허설이 진행됐다.

국왕 부부는 왕궁에 도착해 발코니로 나와 군중에 손을 흔드는 전통적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데, 누가 이들 곁에 설지는 확실치 않다.

왕궁 발코니에서 고위 왕족들이 모였을 때 공중분열식을 할 계획이지만, 구름과 소나기 예보가 있어 이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 스테이트 코치
PA Media
국왕 부부는 '골드 스테이트 코치'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돌아간다

대관식을 앞두고 반군주제 단체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공화국 지지 캠페인 단체는 행렬 경로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런던 경찰청은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1만1500명의 경찰을 배치하는 등 대규모 보안 작전에 나설 예정이다.

반 군주제 단체들은 시위할 권리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시위든 다른 방식이든 어떤 방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관식 참석자 명단과 관련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명단에는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등을 주도했다는 비난을 받는 중국 한정 국가 부주석이 포함됐다.

이번 행사는 런던에 도착한 각국의 TV 제작진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에게 방영될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평생 한 번도 본 적 없는 대관식에서 찰스 3세 국왕이 700년 된 대관식 의자에 앉아 왕관을 쓰는 등 화려한 볼거리와 종교적 상징성, 유구한 전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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