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이어 노시니어존까지...“공동체적 가치 저버리는 과잉 조치”

노키즈존 이어 노시니어존까지...“공동체적 가치 저버리는 과잉 조치”

투데이신문 2023-05-10 22:04: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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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노키즈존(No Kids Zone)’에 이어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카페가 등장해 가정의 달 5월의 씁쓸함이 더해지고 있다.

어버이날이던 지난 8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는 ‘노시니어존’이라는 제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사진을 보면 ‘노시니어존’이라는 단어 아래에 ‘60대 이상 어르신 출입제한’이라는 문구가 나란히 적 있다.

작성자는 “참고로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에 앉을 곳도 마땅찮은 한칸짜리 커피숍”이라면서 “무슨 사정일지는 몰라도 부모님이 지나가다 보실까봐 무섭다”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갈무리.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혐오가 혐오를 부른다” “요새 60이면 어르신이라 부르기도 뭐하던데 너무하다” “안내견은 환영해도 노인은 안 되나” “노키즈존이 생겨날 때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 “우린 누구나 다 아이였고 노인이 될텐데”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물로 논란이 불거지자 단골손님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댓글을 남겼다. A씨는 “동네 할아버지들이 여성 사장님한테 ‘마담 예뻐서 온다’, ‘커피 맛이 그래서 좋다’ 등 성희롱을 많이 하셨고, 그런 분들을 사장님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노 시니어 존’이라고 써 붙이신 것”이라며 대신 해명했다.

이어 A씨는 “좋은 어르신분들도 계신 거 (사장님도)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자주 오는 단골 어르신분들이나 매너 있는 어르신들께는 신경 쓰지 말고 오셔도 된다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 같은 대리 해명에 일각에서는 업주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를 용인하면 사회적 약자를 향한 배척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노시니어존에 앞서 노OO존의 대표 주자 격인 노키즈존(어린이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도 오래된 논쟁거리다. 지난해 한국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에 나선 결과 ‘노키즈존을 허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71%에 달했다.  현재 구글에서 ‘노키즈존 맵’을 검색하면 국내 451개의 장소가 나온다. 제주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노키즈존’ 지정을 금지하는 조례를 심사 중에 있다. 

이에 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특정 대상을 배제하는 단어인 노OO존은 그 대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도록 만든다”며 “특정 대상의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공동체적 가치를 저버리는 과잉된 조치로 그 대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공동체적 가치를 지키는 행동은 식당 주인뿐 아니라 손님에게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는 “서로 갈등이 일어났다고 해서 노OO존처럼 특정 대상을 바로 배제한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중간 과정을 생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고 ‘우리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것이 아닌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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