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사람들] (18)"관광객이 원한다면"…제주공항 '홍반장' 종합관광안내센터

[제주공항 사람들] (18)"관광객이 원한다면"…제주공항 '홍반장' 종합관광안내센터

연합뉴스 2023-05-17 07:00:04 신고

3줄요약

'관광' 안내 넘어 사실상 공항 내 모든 '궁금증' 도맡아 처리

관광통계 어제와 오늘…눈짐작에서 이젠 통신사 위치정보 활용

[※ 편집자 주 = '공항'은 여행에 대한 설렘과 기대로 충만한 공간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주공항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 의미가 각별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이어지는 이 시대에도 '쉼'과 '재충전'을 위해 누구나 찾고 싶어 하는 제주의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연간 약 3천만 명이 이용하는 제주공항. 그곳에는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과 만족, 행복을 위해 제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비록 눈에 잘 띄진 않지만,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며 제주공항을 움직이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 이야기와 공항 이야기를 2주에 한 차례씩 연재합니다.]

제주공항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 제주공항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11일 촬영한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1층에 있는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의 모습. 2023.5.17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관광객들이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소속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이하 '센터') 안내직원들이다.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들에게 가장 먼저 제주관광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제주의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한다.

언제나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관광객을 맞이하는 사람들.

17일 그들의 업무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 하루 평균 3천∼4천명 찾아…"최선 다해 안내"

제주국제공항에서 만난 센터 소속 직원들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제주공항의 '홍반장'이었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홍반장'처럼 관광객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관광안내센터를 먼저 찾기 때문이다.

경력 9년 차의 현미선 제주종합관광안내소 부소장은 "일반 안내직원으로 있을 적부터 몇천원씩 잔돈 여러 개를 꼭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종합관광안내센터 안내직원 종합관광안내센터 안내직원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1층에 있는 종합관광안내센터에서 안내직원이 관광객에게 관광 안내를 하고 있다. 지난 11일 촬영. 2023.5.17

이유는 일찍 문을 닫는 제주공항 환전소, 은행 탓에 저녁 늦은 시각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현 부소장은 "저녁쯤에는 공항 직원들이 대부분 퇴근하고 우리 안내센터밖에 없어요. (한국 돈으로 바꾸지 못한) 외국인들이 공항 밖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우선 버스비 1천500원이라도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나 택시마저 끊긴 밤늦은 시각 제주에 도착하는 외국인들은 더 난감한 처지에 놓인다.

단체관광인 경우 대부분 픽업 차량이 대기해 있지만, 개별 관광 온 외국인들은 공항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센터 직원들이 관광객들을 직접 숙소까지 데려다주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떠나면서 센터를 찾아 감사의 편지를 전하곤 하는데 이때마다 직원들은 보람을 느끼곤 한다.

제주종합관광안내센터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공항 내 다른 상주기관들의 업무를 도와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로밍 방법이나 휴대용 와이파이, 유심(USIM)칩 판매 등과 관련한 안내, 은행 업무 시간 조정 안내, 편의점 내 T머니카드 판매에 대한 안내까지 다양하다.

관광 홍보 책자 보는 외국인 관광객 관광 홍보 책자 보는 외국인 관광객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1층에 있는 종합관광안내센터에서 관광안내홍보 책자를 보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지난 11일 촬영. 2023.5.17

공항 내 해당 상주기관들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센터 직원들에게 관련 안내를 부탁할 정도다.

폭설이나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항공기 무더기 결항이 이어질 때는 제주에 발이 묶인 관광객들에게 주변 숙소를 찾아준다.

심지어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만큼 관광객들이 최대한 싼 값에 값에 하룻밤 또는 이틀밤 더 묵을 수 있도록 숙박업소와 요금 절충까지 한다.

항공사들이 폭주하는 문의 전화로 인해 연락이 안 되면, 관광객들이 대신 공항 관광안내센터로 항공기 정상화 유무를 문의해오기도 한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관광 불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곳도 센터다.

다짜고짜 '왜 제주도가 이러냐!'에서부터 '모텔값이 육지보다 비싸다', 'TV 채널 수가 적다' 등 가지각색 불평불만을 센터 안내직원들에게 풀어놓는다.

이럴 때 직원들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죄송합니다' 밖에 없다.

좋든 싫든 사실상 공항 내 모든 안내 업무를 센터가 도맡아 하는 격이다.

하루 평균 센터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은 제주 전체 관광객의 10% 가량인 3천∼4천명이다.

김보형 제주관광안내센터장은 "1985년 제주공항에서 종합관광안내소를 운영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원한다면 필요한 다양한 관광 정보를 최선을 다해 안내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마지막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주공항도 국제공항으로서 기반 시설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모든 기관이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인산인해' 제주공항 '인산인해' 제주공항

(제주=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이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관광통계 어제와 오늘

제주관광안내센터가 하는 또 다른 중요 업무가 있다.

센터는 1991년 제주도로부터 관광통계업무를 이관받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를 집계해 관광정책 기초자료를 축적하는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제주 방문 관광객 통계는 1962년부터 시작됐다.

공식 집계한 첫 해 관광객은 1만4천여명, 이어 4년 뒤 1966년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1977년 50만명, 1983년 100만명, 2005년 500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관광객은 2013년 1천만명을 넘어선 뒤 지난 2016년 1천585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며 관광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그런데도 이 같은 관광통계 기록을 보면 6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주의 관광산업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관광통계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을까.

초기 관광객 통계는 제주지역 주요 관광지를 찾는 방문객의 수를 합산해 지역 전체의 관광객 수를 산정하는 방법이 쓰였다.

제주 관광통계 "바쁘다 바빠" 제주 관광통계 "바쁘다 바빠"

(제주=연합뉴스) 제주국제공항 1층 국내선 도착장 앞에서 제주도관광협회 소속 관광통계 담당자들이 눈셈 조사를 통해 골프객, 낚시객, 등반·올레길, 단체관광객 등 여행목적에 따른 관광객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방법은 한 관광객이 제주의 여러 관광지를 둘러볼 경우 중복으로 집계될 수 있는 등 정확도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제주의 관광객 수를 계산하기에 이른다.

하늘길과 바닷길을 통해야만 제주를 방문할 수 있는 만큼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하는 관광객 수를 알아내기만 하면 됐다.

관건은 관광객과 제주도민을 어떻게 구별하느냐다.

관광객 통계를 산출하는 제주도와 관광업계는 성수기와 비수기 시즌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항공기와 선박의 평균 관광객 비율을 산정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1989년부터 항공기와 선박의 전체 탑승객 중 성수기와 비성수기 시즌별 관광객 비율을 적용해 관광객 통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히 관광객 수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방문자를 다시 개별관광·단체관광, 수학여행·신혼여행·레저스포츠·회의 및 업무·친지방문 등 여행형태별로 조사해야 했다.

조사원들이 국내선 1층 도착장에서 경험적 추정 또는 목측(目測, 눈으로 보아 어림잡아 헤아림) 등 비과학적 방법으로 방문자 여행형태를 조사하곤 했다.

제주로 신혼여행온 관광객들 제주로 신혼여행온 관광객들

(제주=연합뉴스) 1995년 1월 제주시 북제주군 조천읍에 있는 분화구인 산굼부리 일대 억새풀 초지에서 신혼부부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가 다정하게 걸어 나오는 모습이나 골프가방 수로 신혼여행객과 레저관광객을 알아맞히는 등 웃지 못할 조사 관행이 이뤄지기도 했다.

전혀 불가능한 방법만은 아니었던 것이 1990년대를 전후해 한 때는 주말에 오는 비행기 탑승객 전체가 신혼여행객일 정도로 만원을 이뤘다.

신혼여행객 중에는 결혼피로연에서 진탕 취한 신랑이 휠체어로 실려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과음한 승객의 탑승 자체가 불가능한 오늘날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다.

현재는 통계 시스템이 많이 개선됐다.

이동통신사의 위치기반서비스 정보를 통해 일정기간(15일) 이상 도 외에 체류하다 제주에 2시간 이상 머문 입도자를 '관광객'으로, 나머지는 '제주도민'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값을 달마다 산출해 매달 항공기와 선박 이용자에 적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 4월의 경우 제주 입도객 중 이동통신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출한 관광객 비율은 87.41%, 제주도민 12.59%다. 이를 전체 입도자에 대입해 관광객 통계를 산출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 통계자료를 받아 국적별로 집계하고 있다.

관광객 여행형태 분류는 매달 공항 출발 격리구역 안 관광객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개별관광·단체관광, 레저스포츠·회의 및 업무·교육여행·친지방문 등 비율을 정하고 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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