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장애 발생 빈번해
촘촘한 규제 필요성 커져
감독권 이관 논의 급물살
우체국 자동화기기. ⓒ연합뉴스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 금융 자금관리서비스 시스템에서 이체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우체국 예금은 금융당국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최근 연체율 관리로 논란을 빚었던 새마을금고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감독권을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우체국 금융 또한 소비자보호를 위해 비슷한 논의가 급물살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번 달 17일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 금융 자금관리 서비스(CMS) 시스템에서 자동이체 오류가 일어났다. 자금 자동이체를 신청한 1700여개 기관의 계좌 예치금이 아닌 우체국 CMS 통합 관리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입금 처리되는 오류가 발생하면서 잔액이 없는 계좌에서도 이체처리가 됐다.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해당 오류의 사고 경위를 분석하는 등 조치를 통해 시스템을 정상화 시켰으며 향후 대안 마련도 논의 중이다.
우체국 CMS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개편 첫날에도 소비자들은 종일 스마트뱅킹 장애를 겪었다. 이후에도 계좌이체나 입출금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IT 내부통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체국 예금의 경우 금융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아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디지털금융 업무 연속성 제고를 위해 '금융권 최고기술 책임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금융IT 비상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또 IT부문 검사시 업무 연속성 확보대책 중점 점검하고 전자금융보조업자 평가체계 개편 등 상시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해복구센터 구축의무 대상회사를 확대하고 전자금융사고 책임이행보험 최저 보상한도를 상향하고 전자금융사고 관리 및 보고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나 우체국 예금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우정사업본부가 맡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비은행 사업자도 단순 은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은행대리업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우체국의 금융 권한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이에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서 보다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체국 예금 또한 새마을금고처럼 감독권 이관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체국 예금은 대출 업무를 하지 않아 여신 건전성 문제에서는 자유롭지만, 고객의 예금·보험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에 대한 걱정은 타 금융사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최근 새마을금고도 금융당국의 규제 바깥에 있어서 연체율 관리가 안됐다는 지적과 함께 감독권을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옮기려 하는 법안이 발의 되고 있다.
우체국과 새마을금고 외에도 금융업을 영위하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테두리 바깥에 있는 다른 곳들도 함께 언급되고 있다. 상호금융 내 농협은 농림축산식품부, 수협은 해양해수부, 산림조합은 산림청 등 저마다 다른 주무부처에서 감독권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소비자들은 다 똑같은 금융사라고 생각하고, 담당하는 부처간 규제의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여신 건전성 문제 등으로 불안 여론이 생기는 중"이라며 "금융에 특화된 기관에서 관리·감독을 진행한다면 신뢰가 더 쌓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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