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배우 안보현에게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는 감사와 부담의 결정체였다. SBS 사이다 활극 장르를 맡으며 '모범택시' 이제훈, '열혈사제' 김남길의 뒤를 잇게 된 것은 물론 첫 주연작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안보현은 재벌 3세 형사 진이수 역을 맡아 때로는 대리만족을, 때로는 웃음과 연민을 안기며 시청자에게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각인 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재벌X형사'는 '플렉스 수사'로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종영 전부터 시즌2 제작 소식을 전해 시청자 기대감을 더했다.
안보현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재벌X형사' 종영 기념 인터뷰를 통해 "명성 높은 SBS 주말드라마를 하며 고민과 압박이 많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행복하다"는 소회를 전했다. 아래는 안보현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재벌X형사' 종영 소감은?
행복했던 현장이었고 결과물이 빛을 볼 수 있어서 이 역시 행복했다. 모든 화면에서 스태프의 노력이 담겼더라. 명성 높은 SBS 주말드라마라서 '내가 해도 되나' 고민과 압박이 많았는데 좋아해주셔서 행복하다.
◇종영 전부터 시즌2 확정 소식이 들려왔다.
시즌2 소식을 기사로 접해 깜짝 놀랐다. 촬영 중간 MT 때 얘기가 살짝 나왔었는데, 그 때 '감독 스태프 교체 없이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이후에도 시즌2 언급이 되는 걸 보니 아마 수용이 되지 않았을까. 김바다 작가의 시즌2 집필 소식도 기사로 접했는데, 그렇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SBS 금토 활극 장르는 시즌제가 워낙 많다. 출연부터 염두에 두진 않았나.
시즌2 생각지도 못했고 들어보지도 못했다. 만약 시즌제 드라마라는 걸 알았다면 마치 '잘 해내야 한다'는 숙제처럼 힘들었을거다. 하지만 사전제작 이후 방송이 되고, 그 방송이 좋아서 연장이 된 것 같다. 아쉬움이 있지만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점을 보완하려 하느냐.
진이수 캐릭터는 너무 생소했다. 재벌과 형사를 넘나드는, 재수없지만 밉상은 아닌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다. 그래서 웃긴 장면이 있을 때도 투머치 하거나 오버하는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도록 고민했다. 애드리브를 요청 받았을 때도 아리까리한 마음으로 했다. 그리고 방송을 보면서 '조금 더 오버해도 되겠다', '더 능청스럽고 자유분방하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드라마 종영 전 시즌2 소식이 들려온 건 '재벌X형사'가 처음이다. 어떤 매력 때문일까.
SBS 주말드라마의 힘이다. 고되고 일상에 지친 분들이 퇴근해서 SBS의 사이다 장르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이수의 행동도 밉상이긴 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고 또 연민도 느낄 수 있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꼴불견이지만 아픈 손가락 같은 매력이 있었다.
◇김바다 작가는 첫방송 전부터 "안보현의 인생 캐릭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인생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은가.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다. 하하. 작가님이 촬영 중간 가편집을 본 적이 있는데, 안보현이 진이수의 '깨발랄' 캐릭터를 어느 정도 할 지 의구심이 드는 상태였는데 매우 만족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손바닥으로 내 어깨를 때리며 '너 미쳤더라. 네가 그런 애인줄 몰랐어' 하셨다. 그 말을 듣고 큰 자신감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 인생 캐릭터 발언을 듣고 '작가님이 작품 쓰고 그런 말 하기 좀 그렇지 않아요?' 물어봤는데 '아냐, 난 정말 만족해'라고 답해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촬영할 수 있었다.
◇진이수 캐릭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재벌, 형사 자문을 구한 것 말고는 준비 과정은 없었다. 아무래도 판타지적인 인물이라 머리를 3일간 붙였다 뗐다 올렸다 내렸다 하며 고민했다. '올빽 스타일'을 하니 '이태원 클라쓰' 때 같다고 해서 두 가닥 빼낸 뒤 눈썹에 붙인거다. 내 체형도 특이하고 유별나서 12년 함께 한 스타일리스트가 맞춤으로 가자고 했다. 그래서 하와이안 셔츠를 맞춤 제작하고 슈트도 허리 쭉 들어가게, 밑으로 퍼진 나팔바지 같은 핏을 맞췄다. 누가 봐도 '재수 없는데?' 할 수 있는 스타일링에 도전했다.
◇진이수를 계속 '재수 없다'고 표현하는데.
(실제로) 재수 없는데요? 하하. 1회 보면서 너무 안하무인 아닌가 싶었는데 이렇게 빌드업이 돼야 이수의 성장기를 볼 수 있겠다 싶었다. 백화점 렌탈해서 어르신들 청소하게 하는 장면을 보며 '이렇게 재력을 낭비해도 되나? 재수 없다' 싶었다. 그래도 재수 없음에도 너무 밉지 않게 보여서 좋았다.
◇SBS 금토드라마 주역 이제훈 김남길 등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평도 받았다.
정말 너무 부담된다. 선배님들 작품을 다 봤는데, 계속 내가 그 명성에 자꾸 숟가락을 얹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절대 그런 것 아니다. 시청자는 채널에 대한 기대치와 편하게 주말을 보내고 싶은 마음에서 SBS를 선택한 것이다. 언젠가 시즌2가 제작되면 그 일원으로 한 자리 했으면 좋겠지만 시청률을 떠나 지금도 너무 감사하고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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