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고 글로벌 상업용부동산 시장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경우 후순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은행금융기관(새마을금고 제외)의 전체 해외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46조3000억원이다.
이 중 상업용부동산은 4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업용부동산 비중은 증권사 94%, 보험사 93%, 여전사 89%, 상호금융 86% 순으로 대부분의 업권에서 상업용부동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반적으로 북미와 유럽지역에 투자가 집중돼 있는 가운데 보험사와 상호금융은 북미에 투자가 집중(각각 67%, 77%)돼 있다. 증권사와 여전사는 상대적으로 유럽에 대한 투자비중(각각 38%,32%)도 높다.
한은에 따르면 북미·유럽 지역에 대한 상업용부동산 투자 규모의 자산 대비 비율은 평균 1.2%로 높지 않다. 하지만 자본 대비 비율은 보험사가 상대적으로 높다.
북미, 유럽 지역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자본 대비 비율로 보면 평균 약 10%인 가운데 보험사는 15%로 높았다.
양호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등을 고려할 때 향후 투자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앞서 한은이 지난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9%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거래금액은 82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한은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따른 고평가 인식,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상승,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등의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도심지역 사무실과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사무실 가격은 2023년 말 기준 전년 대비 16.1% 하락했는데 도심지역으로 좁혀보면 하락폭이 같은 기간 29.2%로 높게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 역시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31.3% 올랐다가 이후 2023년 말까지 14.5% 하락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크게 ▲사무실 ▲아파트 ▲소매점 ▲산업건물 ▲숙박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전체 상업용 부동산의 24%를 차지하는 사무실 부문에서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저가 크고 후순위·지분 투자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손실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손실흡수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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