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형우가 ‘제가 대타하겠습니다’라고 했다던데…말이 안 됩니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41) 최형우는 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1회 결승 좌월 투런포를 터트린 뒤 ‘파격 발언’을 했다. 나성범(35)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 돌아와서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나가야 한다면, 자신은 대타로 나가도 괜찮다고 했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막판 햄스트링을 다쳤다. 약 2주 진단을 받았고, 곧 재검진을 통해 추가 재활 프로세스 및 복귀 일정을 잡는다. 통증이 사라졌다는 후문. 4월 중 복귀도 가능해 보인다. 단, 작년 9월에도 다쳤던 부위이니, 이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즉, 나성범이 앞으로 지명타자로 나가는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 때문에 ‘주전 지명타자’ 최형우가 대타 발언을 했던 것이다. 실제 최형우는 약 1주일 전부터 좌익수 수비 연습을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했지만, 많이 했던 건 아니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나가면,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가면서 ‘공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41세의 최형우가 매일 수비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두 사람이 번갈아 지명타자와 수비를 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28일 우천취소된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같이 쓰는 게 맞다. 형우가 ‘제가 대타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말이 안 된다. 형우와 성범이의 공존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성범이가 돌아오는 시간도 체크를 해야 한다. 형우는 그만큼 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행복한 고민이다. 이범호 감독은 “성범이가 돌아와서 성범이와 본인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그런 마음을 가져주는 건,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마음을 먹으니 코칭스태프도 편안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최형우의 말을 일축했지만, 그런 마음이 너무 고마운 눈치다.
이범호 감독은 “형우가 1주일에 2경기 정도만 수비를 나가주면 된다. 성범이가 주 2~3번 정도 수비를 안 나가고 지명타자를 하면서 치고 쉬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라고 했다. 일단 나성범이 돌아오기까지 최형우가 수비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구단 관계자 설명.
이 부분만 정리되면, 두 사람의 시너지 발휘는 가능하다. 이미 시범경기를 앞두고 나성범 4번, 최형우 6번으로 교통정리를 한 상태였다. 즉, 나성범이 돌아오면 KIA는 KBO리그 최강의 6번타자를 보유할 수 있다.
최형우는 전통적으로 슬로 스타터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3경기서 10타수 4안타 타율 0.400 2홈런 5타점 3득점 OPS 1.738이다, 본인조차 이례적이라며 놀라워했다. 2023시즌 막판 다친 쇄골이 여전히 조금 뻐근하지만, 타격에는 지장 없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이기 때문에 (그 기량을) 유지하는 게 아닐까. 드문 케이스다. 나도 30대 후반에 야구를 해봤지만, 정말 쉽지 않다. 본인이 몸 관리를 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경기에 나간다. 항상 차분한 모습이다. 딱히 어떤 것 때문에 기량을 유지한다고 말은 못하겠다. 최형우이기 때문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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