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15안타→타율 0.682' 미친 타격감…퓨처스 타격왕은 '찐'이었다, 이제 KBO 新 역사까지 바라본다 [MD수원]

'5G 15안타→타율 0.682' 미친 타격감…퓨처스 타격왕은 '찐'이었다, 이제 KBO 新 역사까지 바라본다 [MD수원]

마이데일리 2024-03-29 07:2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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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천성호./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꿈만 같아요"

KT 위즈 천성호는 2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2루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5안타 2득점으로 폭주했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것은 끝내기 안타를 친 박병호였지만, 숨은 조력자가 있었다면 바로 천성호였다.

진흥고-단국대를 졸업한 천성호는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KT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 선수들 중 '최대어'로 평가받았지만, 2라운드에서 대졸 선수가 지명될 것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 그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KT가 천성호에게 기대를 품었던 것은 수비보다는 타격 능력이었다.

천성호는 데뷔 첫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14안타 타율 0.203으로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듬해 41경기에서 12안타 13득점 타율 0.286 OPS 0.672로 조금씩 가능성을 드러냈고, 대졸 선수였던 만큼 상무에서 발 빠르게 군 복무를 시작했다. 상무 입단 첫 시즌에는 81경기에서 타율 0.276을 기록하는데 그쳤던 천성호는 지난해 펄펄 날아올랐다. 천성호는 79경기에서 무려 104개의 안타를 터뜨리는 등 타율 0.350 OPS 0.872로 활약했고, 퓨처스리그 '타격왕' 타이틀을 품에 안는 기염을 토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천성호는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시작된 후 9경기에서 2안타 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등 타율 0.105로 허덕였는데, 스프링캠프에서 이강철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던 만큼 당당히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괜히 타격왕 타이틀을 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증명해 나가고 있다. 천성호는 현재 KBO리그 타율, 최다안타, 득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KT 천성호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율상을 수상하고 있다./마이데일리
KT 위즈 천성호./KT 위즈

천성호는 지난 23일 삼성 라이온즈와 개막전에서 멀티히트와 함께 1도루 1득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천성호는 이튿날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고 26일 두산 베어스와 첫 맞대결에서 3안타 1타점 2득점, 27일 2안타 3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그리고 28일 천성호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천성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천성호는 이날 1회 첫 타석에서부터 두산의 선발 김동주와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146km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뜨렸다. 5경기 연속 안타. 이 안타를 바탕으로 KT는 선취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김동주를 상대로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천성호는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다시 한번 직구를 공략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쳐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천성호는 7회 다섯 번째 타석에서 두산 김호준의 글러브를 맞고 튀는 내야 안타를 뽑아냈고, 9회 1사 1루에서 박치국의 초구 126km 체인지업을 안타로 연결시켜 5안타 경기를 펼쳤다.

특히 9회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KT가 6-7로 뒤진 상황이었던 까닭. KT는 1사 1루에서 천성호가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마지막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게 됐고, 이어지는 1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마침내 길고 길었던 개막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천성호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는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28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천성호는 5경기에서 15안타 3타점 9득점 타율 0.682를 기록 중.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에서 모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특히 대기록 달성도 앞두고 있다. 천성호는 개막전부터 28일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는데, KBO리그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 1991년 4월 3일부터 11일까지 김한수 두산 타격코치의 개막 6경기 연속 멀티히트.

KT 위즈 천성호./수원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KT 위즈 천성호./KT 위즈
2023년 7월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훈련. 김한수 코치./마이데일리

천성호는 이 시기가 꿈만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노력의 뒷받침이 있었다. 그는 "꿈같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이성적으로 시즌을 끝낼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지만,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타격 순위를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많이 알려주더라"고 웃으며 "데뷔했을 때는 너무 잘하려고만 했다. 시범경기 때도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은 마음에 타석에서 너무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다. 때문에 내 것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성호가 시범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었던 것은 코치의 한마디였다. 천성호는 "마지막 경기가 취소되기 전날 코치님께서 '성호야 너 이번에 치고 빠질 거야'라는 말을 하시더라. 그때 든 생각이 '어차피 안타를 쳐도 빠지니, 편하게 쳐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임했더니 잘 맞은 타구가 나오더라. 그리고 로하스도 내가 스프링캠프 때 좋았었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조언을 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KT는 현재 박경수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활약이라면 박경수의 후계자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단연 천성호다. 그만큼 수비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겨울에 서울에서 운동을 하게 됐는데, 권용관 코치님께서 수비를 많이 알려주셨다. 코치님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그리고 박경수 선배님께서도 경기 중에도 이닝이 끝나면 불러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는 게 정답일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KBO리그 새역사를 쓸 정도로 감이 좋은 만큼 자신감도 폭발하고 있다. 천성호는 "운이 따라주는 타구가 나오다 보니 더 자신감 있게 스윙을 하고 있다. 오늘도 마지막 타석에서 그런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며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기복을 줄여서 팀에 꾸준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 있는 천성호가 김한수 코치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까.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지 못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KT에서 모두가 눈여겨볼 만한 선수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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