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에 식량과 의료 지원 허용' 명령

국제사법재판소,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에 식량과 의료 지원 허용' 명령

BBC News 코리아 2024-03-29 16:5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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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냄비를 들고 기다리는 아이들
Getty Images
이달 초 가자시티에서 포착된 아동들의 모습. 구호 단체 직원들이 식량을 배급하는 동안 빈 냄비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UN 최고 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기근 사태 방지를 위해 가자 지구에 인도적 지원이 원활하게 유입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명령했다.

ICJ는 이스라엘이 “긴급하게 필요한 기본 서비스와 인도적 지원 … 제공”을 “지체 없이”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향후 몇 주 안에 가자 지구 전체에 기근이 닥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이스라엘 측은 자신들이 원조를 막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근거 없다”며 반박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번 ICJ의 명령에 대해 자신들은 UN 및 다른 기관들과 협력해 가자 지구에 대한 “육상, 해상, 항공”을 통한 원조 제공 흐름을 유지하고자 지속해서 “새로운 계획을 추진하고, 기존의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자 지구의 현 상황과 전쟁 발발에 대한 책임은 하마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ICJ의 이번 판결은 지난 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을 ICJ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ICJ의 명령은 법적 구속력을 지니나, 법원이 이를 강제할 힘은 없다.

한편 ‘세계식량계획’ 등이 운영하는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가자 지구에 “재앙과도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는 가자 지구의 주민 220만 명 모두 “높은 수준의 심각한 식량 불안정성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5월 말까지 가자 지구 북부 지역이 기근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ICJ는 판결문에서 가자 지구가 “기근의 위험에 직면한 것을 넘어 기근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UN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동 27명을 포함한 31명이 이미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볼커 튀르크 UN 인권최고대표의 발언을 인용했다. 지난주 튀르크 대표는 현재의 “배고픔, 기근, 기아의 상황”은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 및 상업용 물자의 반입과 유통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한편, 주민 대부분을 이주 시키고,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한 것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ICJ는 이스라엘이 “UN과 전면적으로 협력해 긴급히 필요한 기본 서비스 및 인도주의적 지원이 대규모로 방해 없이 제공될 수 있도록 … 지체 없이 모든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절실한 지원엔 식량, 물, 전기, 연료, 임시 거주지, 의류, 위생 용품, 의료 용품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에선 이스라엘이 국제 사회의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에 따라 “자국 군인들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최근 몇 달 간 이집트와 가자 지구 경계선에선 가자 지구로의 진입을 기다리는 구호 트럭들이 길게 늘어지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검문 과정을 복잡하고 임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한편 이스라엘측은 지난주 제출한 서류에서 남아프리카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 관계 및 법적으로도 전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도덕적으로도 불쾌”하다면서 ICJ에 이 같은 명령을 내리지 말라고 요청했다.

또한 ‘집단살해죄 협약’을 어겼다는 혐의로 제기된 소송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로 유입되는 구호 물품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으며, UN은 이렇게 빼앗기고 남은 물자를 민간인에게 제대로 배분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가자 지구에서의 전쟁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쳐들어와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최소 250명 이상을 인질로 삼으면서 발발했다.

인질로 납치된 이들 중 약 130명의 소재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이 중 최소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 지구 내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는 이후 이어진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으로 최소 3만255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사망자 중 2만5000명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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