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매거진'과 '프란시스 갤러리' 파운더 로사 박의 LA 스패니시 하우스

'시리얼 매거진'과 '프란시스 갤러리' 파운더 로사 박의 LA 스패니시 하우스

엘르 2024-04-13 09:55:16 신고

앤티크 스툴과 빈티지 스웨디시 소파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 스툴 위의 오브제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유나 허(Yoona Hur) 작가의 꽃병.

앤티크 스툴과 빈티지 스웨디시 소파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 스툴 위의 오브제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유나 허(Yoona Hur) 작가의 꽃병.

영국 배스에서 오래 생활했죠. 문득 배스와 다른 LA로 이사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우리 가족이 왜 LA로 왔는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데, 대단한 이유는 아니에요. 나와 남편은 새로운 모험과 변화를 원했어요. 사진가인 남편은 영국인이고, 나는 영국에서 13년 동안 살았어요. 〈시리얼〉 매거진 일로 혹은 직업상의 이슈로 남편과 나는 캘리포니아 출장이 잦았어요. 언제부터 둘 다 LA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죠. 어느 순간 LA라는 도시에 매료됐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삿짐을 배에 싣고 있었어요. 벌써 2021년의 일이네요.


2층 거실을 밝히는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 조지 나카시마 미라(Mira) 의자와 블라디미르 칸(Vladimir Kaan)의 스위블(swivel) 암체어의 조화가 돋보인다.

2층 거실을 밝히는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 조지 나카시마 미라(Mira) 의자와 블라디미르 칸(Vladimir Kaan)의 스위블(swivel) 암체어의 조화가 돋보인다.

여전히 배스에도 집이 있고, 그곳에서 갤러리도 운영 중이죠
하지만 이제는 LA가 우리 집이에요. 프랜시스 갤러리(Francis Gallery) LA 전시장도 오픈했고, 아들도 이곳 학교에 다녀요. 남편과 번갈아가며 영국으로 돌아가 일을 봅니다. LA와 배스는 다른 도시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두 도시를 돌아다니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고 감사해요.


오래된 서까래를 그대로 살려둔 2층 거실. 소파 위쪽 벽에는 랜던 메츠(Landon Metz)의 작품을 걸었다.

오래된 서까래를 그대로 살려둔 2층 거실. 소파 위쪽 벽에는 랜던 메츠(Landon Metz)의 작품을 걸었다.

LA에서 집을 구할 때 필수 조건 같은 게 있다면
꼭 스패니시 콜로니얼 하우스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 집은 1929년에 지어진 집이고, 벽난로와 서까래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오리지널 스패니시풍의 건축물이죠. 갤러리를 웨스트 할리우드 쪽에 오픈하고 싶어 집도 이 근처로 알아 봤어요. 무엇보다 이 집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듀플렉스 하우스라는 점이었어요. 두 집이 벽을 맞닿아 연결돼 있지만, 서로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구조예요. 우리는 해외 아티스트나 친구들을 자주 초대하는 편이고, 그들 가족도 자주 놀러 옵니다. 한집에서 생활하는 것 같지만, 결국 나뉘어 있어 우리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하우스라고 생각했어요.


영국 세라믹 아티스트 폴 필립(Paul Philp)과 유나 허의 베이스와 새 오브제를 함께 매치했다.

영국 세라믹 아티스트 폴 필립(Paul Philp)과 유나 허의 베이스와 새 오브제를 함께 매치했다.

아래층은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인가요
네. 아이를 위해 가구는 낮고 둥그런 형태를 골랐어요. 위층은 게스트나 아티스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아래층보다 캐주얼하면서 재미를 주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특정한 스타일이나 주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가구도 모두 다른 곳에서 구했죠. 걸린 작품도 구본창과 랜던 메츠(Landon Metz) 등 다양해요. LA의 강한 햇빛을 받기 때문에 밝은 바이브의 인테리어 무드로 꾸몄어요.


다니엘 시게루(Danielle Siggerud)가 디자인한 오도(Audo) 다이닝 테이블 위에는 이사무 노구치 조명이 걸려 있다.

다니엘 시게루(Danielle Siggerud)가 디자인한 오도(Audo) 다이닝 테이블 위에는 이사무 노구치 조명이 걸려 있다.

손님들이 편안한 시간을 즐기거나 대화하기에 좋아 보여요
빈티지 커피 사이드 테이블 옆에 스패니시 스타일의 램프를 두는 등 조금 색다르게 꾸며봤어요. 아직 개보수할 곳이 많아요. 정원의 작은 분수와 조경도 손봐야 하고, 타일 작업도 더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화장실 두 개를 수리해야 해요. 페인트를 새로 칠해야 할 곳도 많고, 우리 손길을 기다리는 가구도 많아요. 언제 완벽하게 완성될지 모르겠지만 그 과정이 즐거워요.


현관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 깔린 스패니시 타일과 장식적인 문은 오리지널 그대로 보존했다.

현관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 깔린 스패니시 타일과 장식적인 문은 오리지널 그대로 보존했다.

가구는 모두 유러피언 빈티지 피스인가요
대부분의 가구는 유럽에서 가져왔어요. 유러피언 빈티지 가구는 미국보다 유럽이 더 저렴하거든요(웃음). 미국 디자이너의 작품으로는 조지 나카시마의 의자와 이사무 노구치의 조명 등이 있어요. 뉴욕에서 활동하는 김민재 디자이너에게 의뢰한 디너 테이블과 의자, 조각상도 두었습니다. 미국 디자인은 어딘가 남성적이고 좀 볼드한 것 같아요. 이제 미국에 거주하게 됐으니 조금 더 많은 미국 디자이너 작품에 대해 알아가고 싶어요.


LA에서 산 가구도 있나요? 어떤 곳에서 마음에 드는 걸 발견했는지 궁금하네요
멜로즈 애버뉴에 ‘갤러리 하프(Galerie Half)’라는 공간이 있어요. 진귀하고 아름다운 유러피언 빈티지 퍼니처를 다루는 곳이죠. 이곳에서 근사한 의자를 구매한 적 있어요.


장식 벽에는 최소한의 오브제만 뒀다.

장식 벽에는 최소한의 오브제만 뒀다.

가구를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유럽에서 생활하며 할머니에게서 가구를 물려받는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참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평생 함께할 가구를 고르는 편이에요. 내 아이에게, 아이의 아이에게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가구 말이죠. 또 우리 가족과 연관이 있거나, 특별한 인연이 생겼거나, 사연이 얽힌 가구를 집에 들이는 편이에요. B&B 이탈리아와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는데,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시간을 보낸 소파가 있어요. 그사이 정이 들어 집으로 데려왔죠.


LA 집과 배스의 집은 어떻게 다른가요
완전히 달라요. 영국 배스에 있는 집은 1750년대에 지어진 조지언 양식의 건축물이에요. 높은 층고가 압도적이죠. 배스 집에 비하면 LA 집은 모던한 편이고, 새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웃음). 어떤 건축물에 사는지,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고르는 가구와 작품이 달라져요. 배스 집에는 앤티크한 더치 스타일의 정물화가 많은 반면, LA 집엔 현대적인 작품이 대부분이죠.

공간에 관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예전엔 새로운 여행지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는데, 아들이 태어나면서 여행 가기 힘들어졌어요. 대신 책을 많이 읽습니다. 시간을 들여 책에 집중하면서 디테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에요.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마스터 베드룸이에요. 창문 너머 뒤뜰이 보이는데 마음이 아주 편안해져요. 방 안의 작은 소파에서 차를 마시고, 일하고, 책 읽는 시간도 좋아요. 온전히 내 공간 같은 곳이죠. 하지만 여름에는 정원이 제일 좋아요. 야외 생활을 즐기는 일이야말로 ‘앤젤리노(Angeleno: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람)’의 삶이니까요.


햇살이 든 침실. 스패니시 하우스의 오리지널 도어가 멋스럽다.

햇살이 든 침실. 스패니시 하우스의 오리지널 도어가 멋스럽다.

로사 박에게 LA 집은 어떤 의미나 특별함이 있나요
팬데믹을 지나고, 엄마가 된 후 편안함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아무리 아름다워도 편안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LA 집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정말 아주 편안한 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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