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재택의료의 새 모델 ‘재택 혈액투석’

[특별기고] 재택의료의 새 모델 ‘재택 혈액투석’

헬스경향 2024-04-17 08:48:30 신고

이동형 대한재택의료학회 총무이사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당뇨병, 고혈압 등이 증가하면서 만성콩팥병 역시 급격하게 늘고 있다. 콩팥기능이 상실돼 신장이식이나 투석치료가 필요한 말기콩팥병환자가 2023년 기준으로 12만명 정도이며 최근 10년간 2배 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일반적으로 재택의료라고 하면 대부분 방문진료나 왕진을 생각하겠지만 환자가 집에서 직접 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재택치료의 모델이 신장내과 영역에는 의외로 많이 있다.

현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택 복막투석사업이 대표적이다. 말기 콩팥병환자의 치료방법 중 하나인 복막투석은 환자가 집에서 직접 복막투석액을 교환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치료이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야간에 자동 복막투석기를 통해 투석을 시행하고 실시간 환자 데이터를 담당 모니터링센터(의료기관)에 전송해 환자 상태를 살필 수 있는 시범사업이 시행 중이다.

물론 이 시범사업에 포함되는 환자들에게는 재택 복막투석방법에 대한 교육이 미리 시행된다. 집에서 본인이 직접 복막투석액을 교환하고 자동 복막투석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미리 모니터링센터(의료기관)에서 배우고 환자를 집으로 파송하는 것이다.

개인의 생활방식에 맞춰 투석치료를 집에서 할 수 있고 식이조절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이점이 많은 재택 치료방법이지만 아쉽게도 아직 시범사업 단계로 많은 환자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투석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혈액투석은 아직 의료기관 내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컴팩트한 혈액 투석기계를 집에 설치하고 원하는 시간에 혈액 투석치료를 할 수 있는 재택혈액 투석이라는 방법도 있다.

기계 구매 및 시설 설치 등을 위한 초기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은 있으나 혈액투석의 장점을 그대로 집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외국에서는 전체 혈액투석환자의 3~4% 정도가 집에서 혈액투석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뉴질랜드나 캐나다 같은 나라들에서는 전체 혈액 투석환자들의 15~20%가 집에서 혈액투석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재택 혈액투석 시작 전 3개월 정도 의료기관에서 훈련받는다. 이러한 재택 혈액투석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집에서 편하게 혈액 투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섬이나 산간지역에 사는 의료 오지 환자들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다.

현재 재택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들이 국내 공식적으론 존재하지 않지만 2022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재택 혈액 투석 시범사업을 준비해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사용될 국산 이동식 혈액투석기 역시 개발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시판을 앞두고 있다. 투석 전문의로서 참 많이 기대된다.

이런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신장학회 산하 재택혈액투석연구회는 앞으로 말기콩팥병환자들이 하나의 치료옵션으로 재택 혈액투석이 가능토록 하는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재택의료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재택 혈액투석에 환우와 국민, 정책당국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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