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제작진이 촬영 과정에서 살아있는 동물과 실제 돼지 사체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동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파묘’ 홍보물 / 뉴스1
동물권 행동 카라는 19일 영화 '파묘'의 동물 촬영과 관련해 제작사로부터 공문을 보낸 지 37일 만에 답변서를 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전했다.
'파묘' 제작사인 쇼박스 측은 "영화상 표현을 위해 필요한 일부 장면에 살아있는 동물이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닭, 개(강아지), 축사 내 돼지 외 일부 동물들은 실제 생존해 있는 동물이 출연했다. 동물 촬영 섭외 전문 업체 및 양식장, 그리고 해당 동물을 보유한 이들을 통해 섭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연 동물 대부분은 두어 장면 내외로 짧게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촬영이 종료된 후 바로 관리 주체 및 업체로 반환됐다. 여우 등 촬영과 훈련이 불가한 야생동물 등 일부는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영화 '파묘' 스틸컷 / 쇼박스
촬영 중 다치거나 죽은 동물이 없었는지 묻는 카라 측 질문엔 "은어의 경우,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한 젤리로 만든 대체품을 활용해 촬영하긴 했다"면서도 "두세 장면 정도에선 영화적 표현을 위해 식용 전문 양식장에서 확보한 은어를 활용했다. 섭외 시 통상의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들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무당 화림(김고은)이 대살굿 장면에서 칼로 난도질한 돼지 사체 역시 모두 실제 사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쇼박스 측은 "축산물을 정상적으로 유통하고 거래하는 업체를 통해 5구의 돼지 사체를 확보했다. 영화적 표현으로 필요한 부분은 미술 연출 등이 추가됐다. 촬영 이후에는 해당 업체에서 회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라는 "죽은 동물도 촬영 소품이 돼서는 안 된다. 아무리 식용 목적으로 도축됐더라도 오락적인 이유로 다시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합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 2022년 국내 대형마트에 상어 사체가 전시되자 시민들의 비판으로 철수한 사례도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의 생명 감수성은 더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선 윤리적인 이유 외에도 제작진의 건강과 안전이 주요한 논의 점으로 거론된다. 사체 부패 및 질병 확산 가능성 때문에라도 실제 사체 대신 소품 사용을 권장한다. 동물 촬영과 관련해 제작사들이 전반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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