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계열 무소속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나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변호사가 자신이 오는 11월 당선될 경우 모든 예산 사용 현황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미국인들이 하루 중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정부 예산 항목을 볼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다수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여러 대의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하여 해킹을 막는다는 특징도 있다.
케네디 후보는 미국 정부의 지출 공개 도구로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납세자의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투명성과 공공책임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미국 국방부가 변기 교체 예산에 투입한 비용을 언급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예산 공개 계획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펜타곤(미국 국방부)은 지난 1980년대 변기 한 개를 구입하는데 640달러를 들였다”라며 “현시점에 누군가 변기 하나에 1만 6천 달러를 쓰게 된다면 (블록체인을 통해)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대다수의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는 케네디 후보자의 발언을 지지하고 있다. 실제로 예산 사용 현황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면 부패 감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현지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케네디 후보자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추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 사용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출시에 반대의사를 표했던 케네디 후보자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관점이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변호사가 자신이 오는 11월 당선될 경우 모든 예산 사용 현황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겠다고 밝혔다(사진=트위터/ Radar)
미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사생활 침해 논란과 관련해 찬반 여론이 분분한 사안이다. 다만, 현지 중앙은행의 경우 자체적으로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계획이 없으며 의회의 승인과 대통령의 서명을 통해서만 추진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케네디 후보는 지난 2023년 11월 업계 가상화폐 전문매체인 비트코인매거진(Bitcoin Magazine)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당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비트코인을 원자재 상품(Commodity, 商品)이 아닌 통화(Currency)로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비트코인을 축적한 억만장자들에게 횡재를 안겨주고 싶진 않지만, 시장 참여자가 자신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사용할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시각이었다.
케네디 후보는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관련 세부 수정안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와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 등의 투자 업계 유명 인사들과 함께 정책에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 행정부인 백악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가상화폐 산업 규제도 진흥에 초점을 맞춰 이끌겠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케네디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시장 참여자들 스스로에 의해 보관되고, 백악관 주도로 규제에 맞춰진 산업 정책도 완화하겠다고 전했다(사진=비트코인매거진)
비트코인은 4월 23일 오후 현재 코인원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0.93% 하락한 9,6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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