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와 논의했다”는 어도어…‘대기업판 피프티 사태’의 서막? [D:이슈]

“뉴진스와 논의했다”는 어도어…‘대기업판 피프티 사태’의 서막? [D:이슈]

데일리안 2024-04-23 18:24:00 신고

3줄요약

엔터테인먼트 1위 기업 하이브와 그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가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경영자 A씨 등 이른바 민희진 사단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탈취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 하이브의 주장이다. 반면, 민 대표 측은 방시혁이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에 앞장섰다고 문제를 제기했더니 자신을 해임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하이브

양측의 입장의 온도차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아직은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다만 각자의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벌써 우려가 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앞서 케이팝 업계는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겪으면서, 경영권 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뮤지션과 팬들의 속이 곪아가는 과정을 지켜봐야했다.

하이브와 어도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 A씨 등에 대한 감사권을 발동했고 어도어 경영진의 전산 자산을 회수했으며 대면 진술 확보에도 나섰다. A씨는 하이브의 영업 비밀 및 독립에 필요한 문서 등을 어도어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의혹이 커지는 와중에 민 대표는 처음 밝힌 입장문은 하이브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답변으로 보긴 어려움이 있다. 부적절한 방법으로 독립을 시도하려 했다는 핵심 의혹에 대한 답변이 아닌,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한 성토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물론 이 사태가 하이브와 어도어 갈등의 발단이라고 규정했기에 가능한 답변이긴 했지만, 적어도 순서가 틀렸다는 지적이다.

사실 민 대표의 주장이 아주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다. 당초 아일릿이 데뷔했을 당시 팬들은 물론 가요 관계자, 취재진 사이에서도 “뉴진스와 유사하다”는 반응이 적잖이 나왔다. 어도어 측은 이와 관련해 “하이브 및 빌리프랩에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미루던 중 하이브는 오늘(22일)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하면서 그 이유로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였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현 상황에서 민 대표가 해야 할 건, 막 데뷔한 한 식구나 다름없는 레이블의 그룹을 공식 자료를 통해 “아류그룹”이라거나 “표절그룹”으로 낙인찍는 것이 아닌, 당사자의 탈취 시도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설득력 있는 대답이 우선이다. A씨에 의한 하이브 내부 문서 유출, 외부 투자를 통한 독립 시도 주장에 부합되는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 대표는 사실상 어도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는 지난 2021년 자본금 161억 원을 출자해 어도어를 만들었다. 지난해 1분기까지도 하이브가 100%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민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을 18%를 매입하면서 어도어의 2대 주주가 됐지만 여전히 하이브의 지분율은 80%다. 즉 법적으로 어도어에 대한 권리는 하이브가 압도적이다.

최악의 상황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어도어는 공식입장에서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입장을 발표했다”고 거듭 주장했는데, 현재로서 멤버들과 법적으로 다툴 사안이 무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혹여 하이브와 어도어의 경영권 싸움에 뉴진스까지 동조해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제2의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피프티 피프티는 빌보드에서 주목을 받자마자 분쟁을 겪으면서 곧바로 추락했고, 소송 이후 모두 활동을 중단했다. 그나마 다시 소속사로 돌아간 키나만 활동을 재개했지만 사실상 ‘중소돌의 기적’이라고 불렸던 때 만큼의 반응을 얻고 있진 못한 상태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방시혁과 민희진의 기싸움에서 아티스트가 또 다시 피프티 피프티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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