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후, 해외여행 특수에 카드 열국지···KB도 참전

/KB국민카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며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해외여행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성장 정체를 고민하고 있던 카드사들은 새 활로찾기의 일환으로 해외여행객들을 공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4대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들 중 KB국민카드도 4월 들어 경쟁에 참여했다. 다소 뒤늦은 선택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있으나, 여행객들의 선호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함께 타사 서비스에 비해 특화된 지점을 준비할 수 있었다는 강점도 있다.

이 분야 선발주자는 '하나 트래블로그 카드'다. 지난 2022년 7월 일찌감치 출시했으며, 100% 환율우대와 해외결제·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개월 만에 400만명 회원을 확보하는 등, 레드오션인 카드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타사에서도 줄줄이 유사 상품을 출시하는 계기가 됐다.

하나카드는 먼저 체크카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신용카드를 출시한 건 2023년 5월이다. 이어 우리카드는 핀테크 '트래블월렛'과 함께 2023년 8월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선보였다. 국내이용 금액의 1%, 해외이용 금액의 2%를 트래블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특히 외화결제 가능 카드상품이 주로 충전외화로 결제할 때만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받는 데 반해,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는 충전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신용거래로 승인된다. 이는 곧 해외이용 편의성 등 장점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들어선 지난 1월 18일 토스뱅크가 외환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카드사들처럼 결제와 연관된 다양한 혜택은 부족하지만 강력한 환전 우대로 이목을 끌며 새삼 해외여행 특수를 실감케 했다.

이어 2월엔 신한카드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마찬가지로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부족금액 자동결제 등의 서비스를 탑재했다. 

후발주자인 신한 SOL트래블 카드의 추격도 무섭다. 2개월만에 발급 50만장을 돌파하며, 체크카드로는 유래 없는 인기몰이다. 신용카드의 경우에도 2개월만에 50만장 발급은 여간해선 찾아보기 어렵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한카드의 개인 체크카드 회원의 해외결제액은 82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 622억원에서 32% 급증한 것이다. SOL트래블 카드 출시의 효과다.

업계 선발주자였던 하나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1231억원에서 1055억원으로 14%가 감소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2월만 하더라도 20%p에 달했는데, 3월에는 신한 26%, 하나 34%로 8%p 차이까지 좁혀졌다. 신한의 매서운 추격이다.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인기의 요인으로 연회비가 고가인 프리미엄 신용카드에서나 제공하는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꼽는다. 체크카드임에도 전 세계 1200여 개 공항 라운지를 상·하반기에 각각 한 차례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주요 4대 금융그룹 산하 카드사로서 끝물로 경쟁에 올라탄 것은 KB국민카드다. 4월 22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한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기존 타사 상품이 해외여행에 특화됐다고 하면,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는 여행 전반을 주목하고 있는 상품이다"라고 차별점을 정의했다.

해외여행만이 아니라, 국내여행을 위한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타사의 다양한 해외여행 관련 혜택을 포함하고 있는 한편, 국내여행객들 중 특히 식도락 여행을 즐기기 위한 이들에게 적합한 혜택이 많다.

세부적으로 보면 △월 1회 카페 건당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할인 △월 1회 빵집 건당 1만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 △월 1회 철도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할인 △월 1회 고속·시외버스 건당 1만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 △월 6회 3000원 이내, 주차장 건당 1000원 이상 결제 시 500원 할인 △월 1회 푸딘코 선정 전국맛집 건당 2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할인 △월 10회 2000원 이내, KB Pay로 결제하면 추가 200원 할인을 제공한다. 전국 맛집을 소개하는 플랫폼 '푸딘코'와 제휴 서비스가 눈길은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