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동맹 허용 CBER 폐지…글로벌 해운업계 지각변동 시작된다

해운동맹 허용 CBER 폐지…글로벌 해운업계 지각변동 시작된다

한스경제 2024-04-25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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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 / 연합뉴스 제공
EU 집행위원회 /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유럽연합(EU)이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해운업계의 전략적 동맹을 허용하는 ‘경쟁법 포괄적용 제외 규정(CBER)’을 폐지한다. 그간 CBER은 글로벌 선사들의 효율적인 선박 운영과 공정한 운임 설정을 위해 시행됐지만 제도에 대한 실효성 부족으로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글로벌 해운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EU 집행위원회(EC)는 “CBER은 중소형 선사들이 협력을 통해 대형 선사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2024년 4월 25일 만료를 기점으로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C는 “소수의 대형 얼라이언스 위주로 재편된 시장 현실을 감안할 때 CBER은 더 이상 새로운 시장 상황에 적용되지 않으며 효율성과 신뢰성, 부가가치 기준에서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도 목적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나타난 선사들의 문제점이 결정적인 계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당시 해운 운임이 급등하고 선복 확보가 어려워지자 화주들은 선사들이 초과 이익을 취하면서도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는데에 대해 EU 당국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EC는 “CBER은 화물운송업체, 항만운영업체의 불만의 원인이 됐다. 해운업계에서는 진정한 공평한 경쟁이 없었다”며 “전반적으로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기선사가 다른 산업보다 독점 금지 집행 기관의 느슨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운송물류협회(Clecat)는 “현재의 CBER은 선박 공유 계약 운영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의도하지 않는 협력에 대한 과도한 범위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세계해운협의회(WSC)는 “CBER 중단 결정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CBER 폐지는 해운업체가 새로운 법적 구조에 적응함에 따라 불확실성의 기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 EU는 시장점유율이 30% 미만이 정기선 운송사업자가 가격을 담합하거나 시장을 공유하지 않는 한 공동화물 운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CBER 도입을 결정했다. 이 제도를 통해 글로벌 중소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전략적으로 동맹을 맺어 대형 선사와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CBER를 통해 그동안 컨테이너 운임 공동행위체인 ‘운임동맹(컨소시엄)’은 운항일정, 선복교환, 공동터미널·사무소 이용 등에서 선사 간의 협력으로 독점금지법 적용을 면제받아 왔다.

현재글 로벌 해운업계의 대표적인 동맹은 2M과 오션얼라이언스(OA), 디얼라이언스(TA) 3대 얼라이언스가 있다. 2M에는 글로벌 1, 2위 선사 MSC와 머스크(Maersk)로, TA에는 HMM과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양밍해운, 하파그로이드로 구성됐다. OA에는 CMA CGM, 코스코(COSCO), OOCL, 에버그린이 있다.

EU가 CBER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향후 해운사 연합은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경우 EU의 반독점 규정에 적용받아 카르텔로 간주될 수 있다. EC는 “컨소시엄에 대한 CBER은 폐지하지만 EU의 경쟁법의 기준에 합치하는 범위이면 선사 간 협력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EU는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EU 기능조약(TFFU)를 준수하는 자체평가서(Self Assessment)를 제출하면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에 개별 선사들은 개별적으로 자체평가서를 제출해 경쟁법 준수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3대 얼라이언스 중 HMM이 속한 TA와 OA는 자체평가서를 제출해 동맹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1월에는 2M 해체가 공식화되고 머스크와 MSC의 독자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내년 2월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의 새로운 파트너쉽 ‘제미니(Gemini)’가 출범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해운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준우 성결대 글로벌물류학부 교수는 “CBER 폐지로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다수의 얼라이언스가 생겨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선사들은 기존의 동등한 관계로 수평적이던 얼라이언스에서 수직적인 관계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은 선사들이 화주와의 신뢰관계를 쌓아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국적선사인 HMM은 글로벌 선사들에 비해 장기계약수가 적은 만큼 무조건적인 선복량 확보보다는 시장데이터 분석에 따른 영업전략을 세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세우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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