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구 3만명 농촌소멸도시 청양에 활기 불어 넣은 청년들

[르포] 인구 3만명 농촌소멸도시 청양에 활기 불어 넣은 청년들

데일리안 2024-04-25 13:00:00 신고

3줄요약

청양군, 공격적인 청년유입정책 눈길

청년창업도시 이미지 부각…만족도 높아

창업 인큐베이터 ‘누구나가게’ 효과 만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24일 청양군 고추박물관에 전시된 청년창업 제품을 둘러보며 창업주와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1. 직원수 3명인 충남 청양군 청양읍 소재 작은 빵집 ‘찰리스 팩토리’ 소철원(32) 대표는 2021년 우연찮은 기회로 청양 한달살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청양군과 인연을 맺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만난 또 다른 청년들과 청양에서 창업을 결심한 후 청양군 창업경진대회에 선정돼 고추빵 상품화에 성공했다.

#2. 2022년 창업한 카페 코멜리 유안진(여・26) 대표는 고향이 청양이다. 부모님이 계시는 청양에서 창업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해 디저트 매장을 차렸다. 이듬해인 2023년 청양군 창업경진대회 우수상으로 선정되면서 지역 이름을 딴 수제품 ‘청양샌드’를 개발하는 등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청양군은 올해 3월 기준 인구 3만23명의 작은 도시다. 한때는 충남지역의 동서를 잇는 사통발달 교통요충지로 발전했지만 공주, 부여, 대천 등 주변 도시가 성장하고 청양군 주변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청양군에서 가장 큰 청양초등학교는 올해 전체 학생수가 80명 남짓이다. 한 학급당 15명이 채 안되는 숫자인 셈이다. 젊은층이 썰물 같이 빠져나가면서 눈에 띄게 공동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런 상황을 청양군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다른 지자체와 달리 청년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청양군의 청년유입정책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군의 대부분 예산을 청년지원에 쏟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청양군 청년지원정책을 보면 6대분야 62개 세부사업에 28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62억 8000억원을 들여 건설 중인 ‘청년 셰어하우스’는 주거안정의 대표적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기초단체 최초로 청년수당도 연 60만원을 지원한다. 특히 청년창업은 청년유입의 키를 쥔 중요한 정책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 정책으로 청양군 일대는 청년창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청양군에서 제공 중인
▶︎청년창업 하려면 청양군 ‘누구나가게’를 주목하라

청양군에서 청년창업 인큐베이터로 운영하는 ‘누구나가게’는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눈여겨 볼 공간이다. 누구나가게는 청년들이 6개월간 무료로 예비창업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공간 임차료, 공공요금, 홍보 등을 청양군에서 지원하고 있다.

청양군으로 주소를 이전한 만 18~45세 청년이면 누구나가게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청년창업 준비자는 6개월간 누구나가게 공간에서 창업 아이템을 실험해본 뒤 실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 현재까지 14호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6곳이 창업에 성공했다.

고추빵 판매점 찰리스 팩토리와 수제 디저트 카페 코멜리도 누구나가게를 거쳐 청양군에서 창업한 대표적 사례다. 창업 분야도 다양하다. 사진관(그순간), 여성악세서리(가시나) 등 외식 뿐 아니라 청년들의 과감한 도전정신이 청양군 시내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이처럼 청양군이 청년창업의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청년들이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구유입이 비교적 쉽고,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특징, 그리고 적극적인 지자체의 정책 등이 종합적으로 청년들을 불러모으는 선택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소철원 찰리스 팩토리 대표는 “청양군은 정책지원이 상당히 잘 돼 있다. 이 지역 로컬 농산물로 제품을 만들다보니 서로 상생하며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드는 고추빵은 청양 지역활성화재단의 푸드플랜과 계약해 재배하는 청양고추로 만들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멜리 유안진 대표(왼쪽)과 찰리스 팩토리 소철원 대표가 청원군 청년지원정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지역 활성화에 동참…“더 많은 청년들 유입됐으면….”

소 대표는 고추빵 가게 운영과 더불어 충남도에서 지원하는 2주살기 투어프로그램과 포스터 제작, 영상 활영 등 청양군 발주 용역을 수주해 운영 중이다. 소 대표는 외지에서 청양군으로 정착한 대표적인 사례다. 50세 이상 귀촌 인구는 많지만 45세 이하 청년이 귀촌해 정착한 사례가 드문 청양군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자원인 것이다.

소 대표와 함께 일하는 직원 2명 역시 모두 외지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처음에는 여러가지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농번기에 일손 돕기 등으로 청년 귀촌 사례의 롤모델로 꼽힌다.

코멜리를 운영 중인 유안진 대표는 청양 특산물 구기자를 활용한 디저트 쿠키 ‘청양샌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청양군에서도 코멜리의 청양샌드를 행사 답례품으로 제공하는 등 지역 안착을 위해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 대표는 “청양군에서 지원하는 청년스타트업 프로그램인 누구나가게에 선정돼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10주간 레터링케익 가게를 예비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지금은 코멜리 외에 대전 학하동에 소재한 청양먹거리직매장에서 식빵, 소금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 대표와 유 대표는 지역에 청년들이 많이 유입되기 위해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 그리고 청년들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 대표는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을 꼼꼼히 살펴보고 도전한다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의지도 중요하다. 지역 발전에 동참하고 함께 성장한다면 분명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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