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드 까브로서 돔 페리뇽을 지휘하는 남자, 뱅상 샤프롱이 한국을 찾은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런 그의 손에 들린 것이 핑크빛 로제라니! 지난해 교토에서 공개됐던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08에 이어, 서울에서 펼쳐질 ‘돔 페리뇽 리빌레이션 Dom Pérignon Révélations’의 식탁은 두 셰프의 손 끝에 달렸다. 임정식, 그리고 안성재.
뱅상의 이런 지향점은 두 셰프가 지향하는 것과도 정확히 연결된다. “뱅상과 이야기를 나누며, 처음 제가 ‘모수’를 열었을 때 생각했던 것들이 떠올랐어요. 음식을 통해 특정한 뉘앙스가 전달되길 바라는 음식을 맛보며 긴장감을 느끼고, 결국 그게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됐죠"라는 안성재 셰프의 말처럼 말이다.
어느덧 10년 가까이 돔 페리뇽과 함께 하고 있는 임정식 셰프의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09’에 관한 감상은 한층 각별하다. “다른 와인들이 레시피에 따라 만들어진다면 돔 페리뇽은 그때의 상황과 느낌을 담았죠. 온도, 혹은 시음하는 분위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그 조직감이나 맛이 계속 변화해요. 정말 흥미로운 빈티지죠.”
“저는 이 디너를 경험한 전과 후가 명확하게 나뉘길 바랍니다. 그냥 맛있는 식사를 했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와인이든 음식이든, 이로 인해 뭔가를 느끼고 그 경험을 파고 들며 결국 그게 내 감정의 근원을 파고드는 것까지 이어지길 바라요. 사람들이 마인드를 고조시킬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추구하죠.”
그런 총체적인 경험. 산림업에 종사하는 보르도의 가문에서 태어나 지금은 매일 와인밭을 거니는 뱅상은 훌륭한 항해사이기도 하다. “항해를 하며 영감을 많이 얻어요. 항상 가장자리에 앉아 바다를 살피는 것, 태풍 같이 예기치 않은 위험이 선사하는 모험과 자유도도 제게 큰 영감이 되곤 하죠” 이토록 섬세하고 과감한 와인메이커가 새롭게 펼친 세계, 돔 페리뇽 로제 빈티지 2009는 넓은 돛을 펼치고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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