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측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 받아 이행해 왔다고 폭로했다.
이 무속인은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하이브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키로 한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가까운 친지가 접신했다고 하는 무속인과 나눈 장문의 대화록을 포렌식을 통해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민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 무당인 '지영님 0814'는 친족 동생의 혼이 들어왔다며 민 대표에게 "언니야"라고 호칭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무속인은 2021년 대화에서 민 대표에게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고 조언했다. 무속인은 "앞으로 딱 3년간 언냐를 돕겠다"면서 "딱 3년 만에 (민 대표가 설립할 신규 레이블을) 기업합병 되듯 가져오는 거야, 딱 3년 안에 모든 것을 해낼 것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 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무속인에게 검토받았다고 한다. 실제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점이 무당이 코치한 시점과 일치한다.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도 무속인과 논의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이행 문제에 대해서도 무속인과 의견을 나눴다. 민 대표가 "BTS 군대 갈까 안갈까"라고 묻자 무속인은 "가겠다"고 답한다. 이어 민 대표는 무속인에게 "방탄 군대 가는 게 나한테 더 나을 거 같아. 보내라"라고 웃으며 말했고, 무속인은 "보내려고. 금메달 딴 것도 아니고"라며 주술 행위를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 대표는 "걔들이 없는 게 나한테 이득일 거 같다"고 다시 한번 (주술 행위를) 요청했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깊이 개입하면서 인사 관련 비위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비위는 인사 청탁 및 인사 이동 정보 유출, 입사 지원자의 개인정보 유출 등이다. 무속인은 손님 중 하나인 9*년생 박 모씨의 입사지원서를 민 대표의 개인 이메일로 전달했고, 민 대표는 부대표 신 모씨를 통해 박씨에 대한 채용 전형을 진행했다.
면접 절차가 진행 중인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도 무속인과 함께 진행했다. 무속인이 긍정 평가를 내놓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채용 전형에 합격, 일부는 어도어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타 부서에 재직 중이던 일부 하이브 직원들의 전환 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대상자들의 신상 정보를 무속인과 공유하며 함께 평가를 진행했다.
민 대표와 무속인이 하이브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주술 활동을 한 대목도 등장한다. 무속인이 민 대표 자택으로 '머리 모양으로 빚은' 떡을 보낸다고 하자 민 대표는 "이거 먹으면 애XX들 좀 트이냐. 어떤 도움이 있지"라고 물었다. 이에 무속인은 "아주 많이 정신 차림"이라고 답했다.
경영진에 대한 비하 발언도 등장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민 대표는 "기본기가 너무 없고 순전히 모방, 베끼기"라고 하자 무속인은 "베껴도 돈 되게 하니까 배워"라고 조언했다. 무속인이 "방가놈두 자기가 대표 아닌데 지가 기획해서 여기까지 된 거 아냐?"고 물었고, "사실 내꺼 베끼다가 여기까지 온 거지"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화가 2021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가장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방탄소년단이 본인을 모방해 만든 팀이라는 주장을 한 셈이다.
어도어라는 사명에 대해서도 무속인의 검토를 받았다. 당초 올조이와 어도어 두 가지 이름을 놓고 고민하던 민 대표는 무속인에게 여러 차례 문의했고, 무속인이 어도어가 낫다고 하자 곧바로 채택했다.
무속인을 상대로 자신들이 육성할 연습생들에 대한 비하 발언도 일삼았다. 한 연습생을 놓고 민 대표가 "바보들이 설마 내 말은 잘 듣겠지. 기어 먹는 애들은 없겠지?"라고 묻자 무속인은 "없어"라고 답변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민 대표는 강남 역삼동에 소재한 M 무속업소의 '지영님0814'를 2017년 이전부터 알게 됐다. 이후 SNS 대화를 통해 경영코치를 받았다.
M무속업소는 2021년 8월 M파트너스라는 법인을 출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무속인은 이 법인의 사내 이사로 등재, 이 업체 대표이사 이 씨는 같은 이름의 M컨설팅이라는 이름의 용역업체도 운영하고 있다. M컨설팅은 민 대표의 개인 작업실 청소용역 관련 비용을 어도어에 청구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브는 앞서 지난 22일 민 대표 측에 보낸 감사 질의서에도 이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구했으나, 민 대표는 24일 보내온 답변서에서 이를 모두 부인했다. 하이브는 제보에 의해 입수한 사실을 정보자산 감사 과정에서 장문의 대화록을 통해 실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25일 민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속인은 지인이고 직업이 무속인인 사람일 뿐"이라며 "'BTS 군대 가냐, 안 가냐'는 (뉴진스 홍보에 집중하기 위한) 엄마 마음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면서 '하이브' 측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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