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아이돌계에 다시 없을 민희진의 2시간 필리버스터 요약.txt

K-아이돌계에 다시 없을 민희진의 2시간 필리버스터 요약.txt

엘르 2024-04-25 21:09:22 신고

하이브와 내홍을 겪고 있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민희진)가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른바 '민희진의 난'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 사흘 만입니다. 앞서 하이브는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의 회사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며 내부 감사를 한다고 알렸어요. 하이브의 시가총액이 8000억 원 가까이 증발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자 어도어는 같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최근 데뷔한 걸그룹 아일릿을 언급하며 응수했습니다.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나 마케팅 방식을 그대로 베꼈고, 어도어 측이 이를 '내부 고발' 형식으로 항의해 왔지만 돌아온 것은 경영진 감사 착수였다는 게 민희진의 입장입니다.


그 뒤로 3일 동안, 하이브와 어도어의 입장은 이처럼 계속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이들은 각자 질의서를 교환했어요. 어도어는 하이브에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관련 응답을 요구했고, 하이브는 어도어에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어 하이브는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물증 중 일부를 공개하며 민희진 등 관련자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어요. 그리고 이날 오후 3시, 민희진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두 명과 함께 나타난 민희진은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결국 잠깐의 포토타임 이후 사진기자들을 물린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 재직 시절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듣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났는데요. 이 과정에서 민희진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방시혁), 박지원 하이브 대표(박지원)와 주고 받은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어요. 여기서 이들의 대화 속 타 소속사 걸그룹 이름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민희진은 수 차례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여럿 언급했어요.

이번 기자회견의 쟁점으로 예측됐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 등에 대한 답은 이 긴 서사 가운데 종종 등장했어요. 민희진의 주장을 종합해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애초에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하이브로 이직하며 걸그룹을 제작하기로 했어요. 당시 하이브와 쏘스뮤직의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브 1호 걸그룹'을 만들려 했고요. 이때 쏘스뮤직 연습생이던 민지가 최초 합류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론칭 일정이 조금 밀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현재 르세라핌 멤버인 사쿠라와 채원이 쏘스뮤직에 입사했고, 박지원은 이들을 중심으로 '하이브 1호 걸그룹'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 '민희진 걸그룹'이 '하이브 1호 걸그룹'을 의미하지는 않게 된 겁니다.


민희진에 따르면 이때 퇴사를 결심했었고, 하이브 이사진이 그를 붙잡는 과정에서 어도어와 뉴진스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르세라핌 데뷔 전까지 하이브 측에서 뉴진스 홍보를 막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둘 중 누가 민희진 그룹인지 모르게 하려고 한 것'이라는 게 그의 말입니다. 즉, 르세라핌이 뉴진스보다 먼저 데뷔하게 되고 이에 민희진이 반발한 시점부터 하이브와 척을 지게 됐다는 거죠.

이게 왜 중요하냐고요? 민희진은 이 같은 탄생 과정을 포함해 뉴진스가 하이브로부터 홀대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빌리프랩의 아일릿이 뉴진스의 포뮬러를 그대로 카피했다는 그의 확신을 지속적으로 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뉴진스의 성공으로 우후죽순 '아류 그룹'이 나와 기성화되는 상황을 만드는 하이브가 오히려 배임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리죠. 결국 민희진의 말은 하이브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내부 고발'을 했다는 것이고, 어도어 부대표와 나눈 외부 투자 확보 등의 이야기는 단순히 '월급 사장'으로서 회사에 한 푸념일 뿐이라는 이야깁니다.


이날 뉴진스 멤버들과 그 부모들에게 지지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린 민희진은 여러 차례 '죽음'을 언급하며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양쪽에 앉아 있던 법률대리인들이 중간 중간 민희진을 저지하기도 했죠. 그 중 이숙미 변호사는 현 상황을 이렇게 비유했어요. "능력 있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결혼해 예쁜 아이들을 낳아 키우고 있다. 곧 아이들이 중요한 수능 시험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데 여기서 서로 능력들이 너무 좋다 보니까 갈등도 있는 것"이라고요. 이들이 잘 살아 보려고 했는데 한쪽에서 이혼 소장을 날렸고, 그것이 만 천하에 공개된 상황이라는 겁니다. 수능을 앞둔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갑자기 이혼을 통보 받은 쪽은 감정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민희진 측의 호소입니다.

거의 '필리버스터' 급의 2시간 기자회견에서, 민희진 측의 법리적 주장은 '배임죄에는 예비죄가 없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 물증을 보유하고 있다 한들 실제로는 실행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는 뜻이죠. 더불어 민희진이 보유한 주식에는 당장 밝힐 수 없는 비밀 계약이 걸려있기 때문에 경영권 탈취나 수익 실현이 어렵다는 점도 내비쳤습니다. 양측 모두가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뉴진스는 여전히 컴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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