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대신 영상으로 배우는데…‘아동·청소년’ 위한 문학, 필요할까 [아동·청소년과 ‘책’②]

글 대신 영상으로 배우는데…‘아동·청소년’ 위한 문학, 필요할까 [아동·청소년과 ‘책’②]

데일리안 2024-04-26 07:34:00 신고

“텍스트 읽으며 받아들이는 과정…아동·청소년들에겐 특히 필요해”

“이제 넷플릭스, 유튜브와 대결하고 있다. 과거 이런 것들이 흔하지 않았을 때는 아이들이 책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더욱 어려워진 것을 느낀다.”

한 출판사 관계자가 어려움을 토로하며 한 말이다. 출판계에서는 “코로나 19가 가장 위기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지금이 더 큰 위기처럼 느껴진다”로 호소하고 있다. ‘독서 인구가 줄고 있다’는 고민은 수년째 이어지던 것이지만 영상 콘텐츠가 많은 이들의 일상에 더욱 가깝게 파고든 현재, ‘책’의 위기가 더욱 실감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 시내의 한 서점.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시스

물론 아동·청소년 문학 시장은 아직 굳건하다. 2022년 신간발행부수가 전년 대비 8.8% 감소했지만, 아동 도서의 비중은 25.7%로 모든 영역보다 가장 높게 나타났었다. 신간발행종수의 비율로 따졌을 때도 아동 도서는 13.8%로 문학(21.6%)이었으며, 사회과학(18.2%)의 뒤를 이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아동 도서는 도서관을 비롯해 교육 기관을 통해 확고하게 구축된 시장이 있다. 독서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아마 당분간은 이 고정층을 유지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까지 밝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아동·청소년 도서 전문 출판사 바람의 아이들 관계자는 “출판 시장 전반이 어려운 것처럼 아동·청소년 분야 역시 어렵다. 여기에 더해, 우선 아이들의 숫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지 않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드는 것에 ‘미래’를 생각했을 때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에 더욱 익숙한 아동·청소년들은 ‘책’과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 또한 출판사들의 고민 요소다. 지난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생의 연간 종합독서량은 34.4권으로, 2019년과 비교해 6.6권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은 하루 평균 57분을 온라인 영상 앱에서 보내고 있는데, 그 추이는 2021년 38분, 2022년 45분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영상을 활용하려는 출판사들의 변화 의지의 필요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지적도 같이 나온다.

바람의 아이들 관계자는 “영상 속 인기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연계하는 방식이 많이 시도가 되고 있다. 아이들은 아무래도 캐릭터를 소비하듯이, 책을 소비하기도 한다. 문화 콘텐츠들의 연결이라는 측면에선 좋은 시도”라면서도 “다만 우리 출판사처럼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을 출간하는 출판사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다. 물론 달라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출판사들이 문학을 출간할 때는 많은 사람이 모여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동반된다. 아동, 청소년들을 위한 책인 만큼 이 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된 책만이 아동, 청소년에게 줄 수 있는 ‘경험’의 의미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 관계자는 “영상은 아무래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책은 스스로 텍스트를 읽으며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상상의 세계를 펼칠 수가 있다. 능동적으로 흐름을 조절해 가면서 읽는 것이 아동, 청소년들에게는 특히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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