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메타버스 '잠정휴업'…미래 고객과 벌어지는 '세대차이'

은행권 메타버스 '잠정휴업'…미래 고객과 벌어지는 '세대차이'

데일리안 2024-04-28 06:00:00 신고

가상지점 열었지만 인기 '시들'

10대 중심 로블록스 확대 주목

"소비·문화 트렌드 파악 중요"

가상세계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미래고객을 잡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았던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실상 ‘잠정휴업’하는 분위기다. 예상보다 수요가 적고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10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게임이 확산되고 있고, 향후 이들이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것을 감안한다면 은행권이 관련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채 여전히 답보 상태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해 8월 말 시나몬 시즌3 종료를 알렸다.

시나몬은 당초 미래고객을 잡기 위해 신한은행이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금융과 비금융 영역을 확장·연결해 만든 가상 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과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한 때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메타버스 수요가 예상보다 적고 인기가 빠르게 식자 서비스 시행에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 금융권의 메타버스 방향성을 지켜보고 있다”며 “아직 계획 수립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메타버스 서비스에 열을 올렸으나 같은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전문 기업 컴투버스, 취미·여가 콘텐츠 중개 플랫폼 솜씨당과 메타버스 클래스, 금융 인프라 구축 등에 합의하고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메타버스에 참여한 소상공인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 취약계층에게 원데이 클래스 등 여가 생활을 지원한다는 공동 목적에서다. 하지만 3사간 협력은 뚜렷한 성과없이 5개월 만에 흐지부지된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메타버스 전문 스타트업 그리드와 함께 메타버스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디지털 연수원 문을 열었지만, 앞으로도 해당 서비스를 이어갈지는 고민이다.

KB금융은 지난해 2월 메타버스에서 개인·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윤종규 당시 회장이 참여한 투자 컨퍼런스 'KB 인베스터 인사이트 2023'을 열었으나 올해 행사는 KB금융 신관에서 진행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2022~2023년 2년 연속 고객·직원 100여명으로 구성된 패널 발대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메타버스로 발대식을 진행된 부분”이라며 “올해 발대식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과 메타버스를 접목시킬수 있는 점접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성도 담보되지 않아 과감하게 서비스를 운영할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작 금융권 일각에선 은행들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1020세대의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획일적인 방향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은행들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대부분 메타버스 지점 방문하기, 금융서비스 소개 등 초기단계에 머물러 이용자들이 금방 싫증을 낼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권의 판단과 달리 정작 10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글로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 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분기 매출 6억5530만 달러(약 8774억원)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6610만 명의 유저들이 총 145억 시간을 로블록스를 플레이한 결과다. 로블록스에서는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한다.

사용자의 연령대 중 10대 초반의 저연령층은 물론 17~24세 사이의 플레이어도 전년 대비 35% 증가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금융뿐만 아니라 전 산업이 메타버스 시장에 다시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10대를 중심으로 로블록스 인기가 가속화되자 넥슨도 샌드박스형 콘텐츠 창작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그랜드 오픈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미래세대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선 꾸준히 메타버스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금융권 전문가는 “메타버스는 게임 산업 중심으로 현재 전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권도 이들의 소비패턴과 문화를 발맞춰 게임적인 재미 요소를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 확보는 물론 금융권 자체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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