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레즈비언 부부 첫 딸 '출산'.. "엄마 둘? 아기는 무슨 죄 VS 진정한 자유와 사랑"

국내 레즈비언 부부 첫 딸 '출산'.. "엄마 둘? 아기는 무슨 죄 VS 진정한 자유와 사랑"

살구뉴스 2024-05-02 16:15: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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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폴리탄 / 김규진 SNS 코스모폴리탄 / 김규진 SNS

국내 레즈비언 부부가 정자기증받아 딸을 출산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입니다.

 

국내 레즈비언 부부 첫 딸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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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 씨와 김세연 씨가 국내 레즈비언 부부 중 첫 출산을 알리며 많은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에세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 씨는 지난 2019년 동성 연인 김세연 씨와 미국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김규진 씨는 그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린 후 신혼여행 휴가를 받기 위해 회사에 청첩장을 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자 기증 외국에서 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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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2019년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습니다. 이후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무기명·랜덤 방식으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고 작년 8월 출산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국내에선 정자 기증자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 법적 부부나 사실혼 이성애 부부에게만 정자를 제공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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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해 8월 사랑스러운 딸 ‘라니’(태명)가 태어났습니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의 임신과 출산이 공개된 건 처음입니다.

성소수자 부부로서 어떻게 출산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규진씨는 프랑스에서 만난 여성 상사가 자신에게 한 말을 꺼냈습니다.

그는 "원래는 둘다 아이 생각이 없었다. 아내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저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없었다"며 "(그러던 중) 제가 프랑스로 파견을 갔다. 정자 기증 센터와 접근성이 좋아지니 (아이를 갖는 걸) 시작하기 용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프랑스 본사에 출근한 첫날, 이성애자 여성인 상사와 점심을 먹다가 ‘가족들은 어디에 있어?’라기에 제가 ‘아내는 한국에 있어’라고 했는데, ‘그래? 애는 가질 거지?’라고 말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가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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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연씨는 ‘가족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거창할 것 없다"라며 "서로 사랑하고, 내가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규진 씨는 "민법상 가족 범위는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까지"라면서 "그런데 재밌는 건 후자의 경우 ‘생계를 같이 할 경우에만’이라는 단서 조항이 있다. 함께 지내는 게 가족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저는 혈연만이 가족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내가 말한 것처럼 서로를 가족이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누리꾼들 반응 엇갈려
"아기는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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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소식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자유. 남녀 상관 없이 모두가 사랑받는 사회가 되길"이라며 두 사람과 태어난 아기를 응원하는 누리꾼도 있지만, 대부분은 "두 분은 선택해서 결정한 거겠지만 아기는 무슨 죄인가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상 아이가 받을 정신적 스트레스는 생각 안 하나", "애가 불쌍하다.. 평범한 가정에서도 힘든 시기를 보내는데.." 아기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법적 부부도 아닌데 엄마라고 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던지는 일부 시각에 대해 세연씨는 "그들의 인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엄마라고 느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규진 씨 역시 "그런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렇게 치면 입양한 아이나 재혼 가정의 아이는 자녀가 아닌 거냐"라고 되물었습니다.

또 "그때그때 답이 바뀌면 아이도 혼란스럽고, 거짓말을 하면 ‘엄마는 내가 부끄럽나?’, ‘우리 가정은 부끄러운가?’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 우리 둘은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라니를 만나고 싶어서 친절한 남성분과 과학의 도움을 통해 라니를 낳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동성부부 국내에서 아기 키우려면..
법의 보호, 혜택 못 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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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동성부부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규진 씨는 "저희가 돈을 벌고 건강할 때까진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나이가 들어 병에 걸리거나 돈을 벌 수 없게 되면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스모폴리탄 코스모폴리탄

하지만 비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규진 씨는 "저는 그때까지는 이 사회가 바뀔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성혼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만 봐도 이미 2030은 과반이 찬성"이라며 "아시아에서도 대만에 이어 태국이 동성혼을 법제화했다. 변화는 곧"이라고 전했습니다.

세연 씨 역시 "법제화가 돼야 사회적 분위기도 따라온다. 법제화를 한다고 없었던 동성 커플이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이미 동거 내지는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던 이들이 법적인 가족이 되는 것"이라며 "하루라도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이렇게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코스모폴리탄 5월호에서는 싱글맘 가정, 동성 부부 가정, 다문화 가정, 입양 가정에 이르기까지 서로 함께 하기를 선택한 모던 패밀리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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