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장르라던 SF 소설, 공연 시장서도 ‘효자’ 됐다

비인기 장르라던 SF 소설, 공연 시장서도 ‘효자’ 됐다

데일리안 2024-05-06 09:05:00 신고

한때 비인기 장르로 인식되던 SF 소설이 영화, 시리즈물의 인기와 함께 독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공연계에서도 해당 장르를 활용한 작품이 연달아 관객을 찾고 있다. 관객들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른 공급이 활발해진 셈인데, 장르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반가운 시도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국립극단

대표적으로 인기 SF 작가 천선란의 소설 ‘천 개의 파랑’은 연극과 뮤지컬로 동시에 만들어졌다. 국립극단이 먼저 지난 달 28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연극으로 ‘천 개의 파랑’을 선보였고, 뒤를 이어 서울예술단이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창작가무극을 이달 12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앞서 국립극단이 키 145cm 로봇을 특별 제작해 소설 속 로봇 콜리를 무대에 구현했다면, 서울예술단은 콜리와 말을 퍼펫(인형)으로 표현한다.

무엇보다 국립극단의 연극 ‘천 개의 파랑’은 예매 시작 하루 만에 모든 회차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면서 이례적인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극단 최초로 로봇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는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업계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천선란 작가의 팬덤이 티켓파워를 주도했을 것으로 봤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역시 빠른 속도로 티켓이 팔려 나가고 있다.

천선란 작가는 최근 SF 소설과 그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호응을 얻는 이유에 대해 “SF는 오래전부터 인간과 사회의 거대한 담론을 다뤄 왔다”며 “독자들은 SF를 읽으며 사회가 무엇인지 답을 찾고, 인간이 원래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극과 뮤지컬로 제작된 ‘천 개의 파랑’이 공연계의 SF 장르의 인기에 불을 붙일지 여부에도 관심이 높다. 특히 지난달부터 공연되고 있는 제9회 SF연극제에서 선보인 작품들 중에서도 한국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인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등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계가 티켓 가격이 오르면서 하나의 공연을 반복적으로 관람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이 과거에 비해 많이 사라진 상황이다. 때문에 현재는 공연계 내부의 회전문 관객보다는 공연계 외부, 즉 다른 장르의 팬들, 새로운 관객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고안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이번 SF 장르의 경우, 공연의 장르 다양화로 인한 새로운 관객 유입 면에서 봤을 때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볼 수 있겠지만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한 분야의 팬덤을 그대로 유입시켰다는 점에서 전형적으로 공연계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마케팅 방법과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초연 작품인 경우에는 이미 탄탄한 형성된 팬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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