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못 해 미안"…폐지 팔아 선물상자 사주고 사라진 세아이 아빠

"많이 못 해 미안"…폐지 팔아 선물상자 사주고 사라진 세아이 아빠

아이뉴스24 2024-05-06 17:43: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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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부산 지역 경찰서 지구대 앞에 돈과 옷, 라면 등이 담긴 선물상자를 두고 간 기부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어린이날 지구대에 두고 간 과자 박스. [사진=부산 북부경찰서]

부산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0분께 지구대 앞을 서성이던 남성이 종이박스를 놓고 사라졌다. 이 남성은 겉옷에 달린 모자로 자신의 모습을 숨긴 채 지구대에 방문했으며, 경찰관이 밖으로 나오자 급히 상자만 던져두고 뒤돌아 뛰어갔다.

경찰관들이 상자를 확인한 결과, 안에는 편지, 옷, 과자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30장이 든 봉투가 담겨 있었다. 봉투에는 "어려운 애기 가정에 전달되었음 한다"는 말과 함께 "세 아이 아빠 올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익명의 기부자는 편지에 "첫째는 장애 3급,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라며 "폐지 팔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옷이랑 과자, 현금 얼마 안 되지만 최대한 모은다고 한 달 동안 땀 흘리며 노력했는데 능력이 여기까지라 옷 사고 과자 사고 하니 현금은 3만원 정도 남네요"라고 적었다.

이어 "지폐가 꾸깃해서 다리미로 한 장씩 펴고 했다"며 "적은 금액이지만 받아 주세요. 많이 못 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어린이날도 작년에 이어 또 비가 와 걱정"이라며 "비가 와서 우울하지만 제 선물 받고 좋아했음 한다"고 전했다. 또 "아이가 옷이 마음에 꼭 들었음 한다"며 "과자 선물도 마음에 들었음 하고 현금은 적지만 피자라도 맛있게 먹었음 한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선물 상자에서 발견된 현금 봉투. [사진=부산 북부경찰서]

휴일 근무 중이던 정학섭 경감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남성이 지난 부산 동구에서 발생한 목욕탕 폭발 사고 때에도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 달라며 폐지를 팔아서 번 4만5000원을 기부한 익명의 기부자와 동일인임을 파악했다.

이 남성은 지금까지 행정복지센터, 지구대 등을 통해 지난해에만 총 7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경감은 "지난번 기부 당시에도 근무 중이었어서 인상 착의를 보고 같은 사람임을 한번에 알 수 있었다"며 "매번 정성스러운 기부로 큰 감동을 받았으며, 기부자의 바람대로 기부 물품 등이 어려운 아동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덕천지구대는 오는 7일 덕천2동행정복지센터에 이 기부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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