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100주년 대회를 기념하는 2030 FIFA 월드컵의 참가국을 64개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6일(한국시간) "FIFA가 2030년 월드컵에 참가하는 국가의 수를 64개국으로 확대하는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FIFA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2025년 3월 5일 열린 FIFA 평의회 막바지에 한 FIFA 평의회 의원이 FIFA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는 2030년 월드컵에 64개 팀이 참가하는 방안을 자발적으로 제안했다"며 "FIFA는 이사회 회원 중 한 명이 제안한 모든 제안을 분석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가 인정됐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즈'는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빌려 FIFA 평의회 우루과이 대표인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축구협회장에 의해 이러한 아이디어가 제안됐으며, 당시 알론소 회장의 제안을 접한 평의회 참석자들은 깜짝 놀란 듯 침묵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FIFA의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은 이에 대해 "제안을 받아들이고 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의 공동 개최로 열리는 2030년 월드컵은 1930년 첫 대회를 개최한 남아메리카 3국(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 3경기를 치른 뒤 유럽과 아프리카로 이동해 잔여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FIFA 월드컵 본선 참가국은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32개국으로 확대됐고, 북중미 3개국(미국, 캐다다, 멕시코)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대회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다.
본선 참가국 확대에 따라 대륙별 본선 티켓도 늘어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개최국 3팀을 제외하고 아시아 8팀, 아프리카 9팀, 북중미 3팀, 남미 6팀, 오세아니아 1팀, 유럽 16팀,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해진 2팀이 대회에 참가한다.
만약 2030 월드컵 참가국이 64개국으로 늘어난다면 적어도 3장 이상의 티켓이 각 대륙에 분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 3차예선 기준 각 조의 1~4위 국가들이 월드컵 본선으로 향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본선 참가국이 확대될 경우 따라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회의 질 저하, 대회 기간 연장으로 인한 참가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물론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무대인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위상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참가국이 48개국으로 증가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우려 섞인 비판도 나오는 형국이다.
'ESPN'에 따르면 평의회에 참석한 세 명은 '뉴욕 타임즈'에 "FIFA는 이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스포츠적 이익만이 아니라 재정적, 정치적 이익에 따라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했다.
월드컵은 1982 스페인 대회까지 16개국으로 본선을 치르다가 1986 멕시코 월드컵부터 24개국으로 티켓이 8장 늘어났다. 이후 전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흥행 대성공을 이루면서 12년 뒤인 1998 프랑스 대회부터는 32개국으로 티켓을 다시 늘렸다.
이후 32개국 포맷을 잘 유지하면서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7차례 대회가 열렸으나 차기 대회인 2026 월드컵부터는 다시 12개국을 더 늘려 48개국으로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차기 대회는 경기 수가 무려 104개로 증가하게 됐다. 한 달 안팎이면 대회 기간도 2026 대회에선 38일로 일주일 가량 늘어난다. 2030년 대회에 64개국이 참가하면 대회 기간이 더 늘어 45일에서 2개월 가까이 열릴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게 됐다.
이번 64개국 확대 보도가 나오자 언론과 축구팬들은 "FIFA가 돈에 눈이 멀었다"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당장 선수 혹사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4개국이 참가하면 브라질이 동남아 국가들과 조별리그를 치를 수 있는데 '저질 대회' 논란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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