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둘러싼 풍경은 매년 달라졌다. 유행하는 소스도, 튀기는 방식도 바뀌었지만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메뉴가 있다. 프랜차이즈 BBQ의 ‘황금올리브치킨’이다.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면서도 속살은 촉촉한 이 치킨은 지금까지 5억 마리 넘게 팔렸다. 국민 1인당 10마리꼴이다. 한 메뉴가 이 정도로 팔리기는 이례적이다. 20년 동안 식탁을 채운 황금올리브치킨의 흔적은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 세 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이다.
‘신이 내린 기름’으로 만든 치킨
황금올리브치킨이 처음 출시된 건 2005년 5월 16일이다. 당시만 해도 치킨을 튀기는 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없었다. BBQ는 스페인산 고급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기름값은 기존 식용유보다 7배 비쌌지만 과감하게 선택했다.
이 메뉴를 직접 기획한 사람은 BBQ 윤홍근 회장이다. 그는 스페인까지 날아가 올리브유 품질을 확인하고, 수입 과정까지 챙겼다. 그 공로로 2007년에는 스페인 국왕에게 십자대훈장을 받았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는 올리브유로 만든 치킨이라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황금올리브치킨은 출시 이후 빠르게 프라이드치킨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 BBQ는 자체 연구개발 센터인 ‘세계식문화과학기술원’을 통해 식감과 풍미를 잡기 위한 연구를 계속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스페인산 올리브유 생산량이 줄면서 해바라기유가 일부 섞인 블렌딩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공급 여건 변화에 따른 조정이다.
기름에 튀겼다고 무시할 수 없다… 후라이드 치킨이 가진 효능
기름에 튀긴 음식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후라이드 치킨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조리 방식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긴 어렵다. 닭고기는 열에 강한 단백질 식품이다. 겉을 바삭하게 튀겨도, 속살에는 여전히 영양소가 남아 있다. 닭고기의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고온에서 짧은 시간 조리하면 단백질 손실이 적다. 운동 후 회복식이나 체력 보충 식단에 자주 들어가는 이유다.
철분도 포함돼 있다. 산소를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보내는 데 이 성분이 필요하다. 부족할 경우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이 어려워진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아연은 면역 유지와 상처 회복에 쓰인다. 체온 조절, 호르몬 반응 등 몸 안의 작은 변화에 관여하는 미네랄이다. 적당량만 섭취해도 신체 방어 작용이 유지된다.
비타민 B6도 후라이드 치킨 안에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섭취한 단백질이 체내에서 제대로 쓰이도록 돕는다. 뇌 기능 유지나 신경 전달에도 관여한다. 기름에 튀겼다고 해서 모든 성분이 파괴되는 건 아니다. 겉 튀김을 벗기거나 껍질을 제거하면, 지방 섭취도 줄어든다.
지구 세 바퀴 돈 치킨 상자… 황금올리브가 만든 기록
20년간 팔린 황금올리브치킨의 포장 상자를 모두 나란히 세우면 지구 둘레의 세 배, 약 12만km에 이른다. 쌓았을 때는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 높이의 8만개가 넘는다. 포장 상자의 총면적은 축구장 3025개를 채울 수 있는 크기다. 여의도 면적의 약 7.4배다. 단일 메뉴 하나가 남긴 기록으로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매년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메뉴 확장도 이어졌다. 2020년에는 매운맛 트렌드에 맞춰 ‘핫황금올리브’가 나왔다. 20·30대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으로 매운맛을 선택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매운맛 챌린지와 콘텐츠가 유행하던 시기였고, BBQ는 빠르게 반응했다. 이처럼 황금올리브치킨은 단순히 ‘한 가지 맛’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 흐름에 맞춰 진화해왔다.
한편, 20주년을 맞아 BBQ는 마케팅 채널도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황금올리브치킨을 알리는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출시 당시 올리브유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던 만큼, 이번엔 브랜드의 역사와 기록을 조명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황금올리브치킨은 메뉴 그 자체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이 됐다. 단일 메뉴로 20년을 이어온 사례는 드물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만든 그 배경엔 초창기부터 이어진 기술 개발과 소비자 기호에 대한 관찰, 그리고 전략적인 재료 선택이 있었다. 황금올리브치킨이 만든 기록은 단순히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한국 치킨 시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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