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가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자 제작한 홍보 영상에 '직장 내 괴롭힘'과 여직원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산시는 지난 26일 경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대통령선거 투표 독려 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1분도 채 되지 않는 이 영상은 남성 상급자가 여직원에게 종이를 구겨 던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어 서류철로 여직원의 머리를 툭툭 치자, 분노한 여직원이 상급자의 손가락을 물며 "물지 말고 후보자의 정책을 물으세요"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이후 여직원의 머리채를 잡는 상급자의 모습과 함께 여직원이 반격하는 장면이 나오고 "뽑지 말고 나의 권리를 뽑으세요"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는 상급자의 머리카락이 아닌 대통령을 뽑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여직원이 컴퓨터 메신저로 상급자를 욕하는 모습을 다른 상급자가 몰래 지켜보는 장면과 외출 후 책상이 사라진 여직원의 모습에는 "찍지 말고 내일의 희망을 찍으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사람을 낙인찍어 괴롭히지 말고, 대통령 후보를 찍으라는 메시지다.
특히 여직원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이 영상 섬네일로 사용되면서, 폭력성이 유머처럼 소비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책상빼기'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시사하는 모습이 담겨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들은 "이게 무슨 투표 독려 영상이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유머로 소비되는 건 부적절하다" "국고를 이런 데 쓰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경산시는 지난 27일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이튿날인 28일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시는 "영상을 시청하고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선거와 관련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특정 정치적 입장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담당자가 관련 없는 것으로 직접 수정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요소가 포함되는 실수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모든 장면은 허구를 기반으로 구성된 것"이라며 "그 안에서 갑질이나 신체적 충돌을 상대방이 그대로 되갚는 방식으로 표현된 부분이 시청자 여러분께 불쾌감을 드릴 수 있음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저희는 결코 폭력이나 혐오를 조장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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