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학사는 1997년 개정된 교육법에 따라 수여되기 시작했고 2, 3년제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받을 수 있는 학위다. 물론 전문대학을 직접 다니는 방법 외에도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다.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모두 전문학사 학위만 받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4년제 과정의 전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경우와 같이 전문대학의 전공심화과정을 이수한 경우는 전문대학을 졸업했어도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문대는 취업에 강점이 있고 직업 관련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집중해 받는 것이 장점이지만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와 같이 학사학위가 필요한 경우를 위해 전문대학 자체적으로 전공심화과정을 이수해 학사학위까지 마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4년제 대학에 편입학해 본인이 희망하는 학사학위 과정의 공부를 더 해볼 수도 있다.
4년제 대학의 편입학은 크게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일반편입은 4년제 대학교를 2년 이상을 수료하거나 2, 3년제 대학을 졸업한 전문학사 이상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4년제 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하는 경우다. 그리고 학사편입은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거나 학사학위 이상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4년제 대학교의 3학년 과정부터 다시 공부하기 위해 편입하는 경우로 일반편입보다 학사편입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편이다.
따라서 전문대학을 졸업해 전문학사 학위를 받은 대부분의 학생은 일반편입의 방법으로 4년제 대학의 3학년 과정 편입을 준비하게 된다. 편입학을 실시하는 거의 모든 대학이 영어 필기시험 또는 공인어학점수 성적을 기본 전형방법으로 채택하고 있고 상위권 대학들은 영어 시험 외에 자기소개서의 제출과 전공심층시험·면접으로 편입생을 선발한다. 편입학 전형을 진행하며 많은 대학이 전적 대학의 성적도 반영은 하지만 실질반영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 영향력이 적은 것은 다소 아쉽게 생각된다.
전문대 교육의 목적이 4년제 대학의 진학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편입학 관련 사교육 비용의 감소와 전문대 교육의 내실화를 고려한다면 전적 대학의 성적과 이수 교과목 현황 등을 적절히 고려해 편입학 전형의 선발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편입학을 준비하는 상당수 학생이 전문대를 포함한 전적 대학의 성적보다는 영어 시험 또는 공인어학점수와 전공시험에 집중해 편입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교육비의 과도한 발생 및 전적 대학의 학업을 소홀히 할 우려가 크다. 특히 학점은행제나 독학사 등의 방법으로 80학점 이상을 취득해 4년제 대학의 일반 편입을 준비하는 경우는 기간 단축과 온라인 강의의 편의성으로 많은 수험생이 선호하는 방법이지만 전적 대학에서 충실히 수업을 듣고 공부한 학생보다 지나치게 유리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결국 대학 편입학 이후의 학과 적응을 고려하여 전적 대학의 성적과 교과 이수 현황을 고교생의 대학 진학 때처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한 학생이 명문 4년제 대학에 진학해 자신의 학업적 목표와 꿈을 성취하는 경우가 많은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고교 시절 부족했던 기본 교과목의 학업을 전문대에 진학한 후 충실히 보완해 4년제 대학에 편입학할 기회를 열어 주는 것 역시 긍정적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수능시험을 통한 대학 진학의 재도전 기회 말고도 전문대학의 충실한 교육을 통해 점진적 성장을 이루는 인재를 위한 교육 기회의 제공 역시 학벌 중심 사고의 편견을 극복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다양한 인재의 발굴과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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