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미우, 구찌, 로에베는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뭘 보여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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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미우, 구찌, 로에베는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뭘 보여줬을까

엘르 2025-06-04 00:00:01 신고

PRADA

밀란 중앙역에 펼쳐진 인프라의 미래. 올해로 4회째 열린 프라다 프레임은 ‘2025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벤트이자 아이코닉한 장면이 된 심포지엄이다. 리서치 기반으로 명민한 행보를 보여온 디자인 스튜디오 포르마판타즈마(Formafantasma)가 기획한 이번 행사의 무대는 이탈리아의 대표 철도 허브이자 역사적 포털인 밀란 중앙역. 주제는 ‘In Transit’였다. 관람자들은 1950년대에 지오 폰티와 줄리오 미놀레티가 디자인하고 최근 이탈리아 철도청이 복원한 알레치노 열차와 중앙역 내 파디글리오네 레알레로 초대됐다. 다채로운 직업과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 상품, 디지털, 데이터, 권력, 사람 등 모든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서 인프라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고 인프라와 사회구조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SAINT LAURENT

생 로랑은 샤를로트 페리앙의 미공개 유작을 불러왔다. 1967년 일본 대사의 파리 관저를 위해 고안된 로즈우드와 라탄 소파, 로즈 & 체리우드로 축소 제작한 밀푀유 테이블, 1943년 자신의 집을 위해 디자인한 인도차이나 게스트 안락의자, 1962년 디자인한 리우데자네이루 책장까지. 페리앙이 1943년부터 1967년 사이에 스케치하거나 프로토타입으로 남긴 가구 넉 점이 현실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



GUCCI

익숙한 소재의 창의적 변주와 전통을 새롭게 엮는 시선은 매해 밀란 디자인 위크를 달구는 주제 중 하나다. 대나무는 구찌의 1947년 아이코닉 핸드백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 브랜드 정체성을 대변해 온 소재. 구찌는 하우스를 대표하는 모티프 중 하나인 대나무를 일곱 명의 작가와 함께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했다. 대나무라는 곧은 재료가 동시대의 예술과 디자인 언어로 유연하게 번역된 실험의 장이었다.



HERMÉS

에르메스의 전시 공간인 ‘라 펠로타’가 기존의 어두운 무드에서 벗어나 새하얀 상자로 변모했다. 마치 대리석을 깎아 만든 조각처럼 매달린 흰색 다면체 네 개가 중심을 이룬 이 공간은 건축가이자 컬렉션 아트 디렉터인 샤를로트 마코 페렐만이 디자인한 것. “무언가를 디자인하고 만들기 위해선 상자가 필요한 법입니다." 흰 상자 속에는 올해의 홈 오브제들이 섬세하게 배치돼 있었다. 역대 에르메스의 디자인 위크 프레젠테이션 중 가장 고요하고 미니멀했으나 가장 진한 인상과 여운을 남긴 전시였다.



MARIMEKKO

침대는 잠만 자는 곳일까? 마리메꼬와 라일라 고하르는 이 질문에 경쾌하고 상상력 넘치는 대답을 내놓았다. 침대를 ‘일상의 의례’를 기념하는 설치미술 작품으로 등장시킨 것. 전시의 중심은 실제보다 더 큰 침대였다. 마리메꼬의 대담한 패턴과 라일라 고하르의 감각적인 테이블 세팅이 한 데 어우러져 유쾌한 공간이 완성됐다. 관람자는 거대한 침대 위에 올라 영화도 보고, 감자튀김을 나눠 먹고 혹은 아무 이유 없이 누워 사색할 수도 있었다. 우리가 가장 솔직해지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친밀감을 은유적으로 담아냈다.



CASSINA

서서히 밀란 디자인 위크의 중심 축은 팔라초에서 극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전시 중 하나는 단연 까시나가 테아트로 리리코에서 펼친 압도적 쇼케이스 〈Staging Modernity〉였다. 100년 동안 모더니즘 디자인의 상징으로 자리해 온 까시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르 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샤를로트 페리앙이 설계한 대표 컬렉션의 60주년을 기념했다. 큐레이션은 디자인 듀오 포르마판타즈마가 맡았다. 이들이 무대 위에 올린 모더니즘의 재해석이야 말로 디자인 위크의 진정한 드라마였다.



MIU MIU

누가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함께 책을 읽을 생각을 할까? 적어도 미우치아 프라다는 한다. 덕분에 밀란 디자인 위크에 미우미우 문학 클럽에 출석하는 일은 해마다 새로운 설렘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미우미우는 올해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단장한 밀란의 유서 깊은 건물 ‘서콜로 필로지코 밀라노네’로 게스트를 초대했다. 이번 주제는 ‘여성의 교육’. 시몬 드 보부아르의 성장 소설 〈The Inseparables〉와 엔치 후미코가 여성의 욕망을 그린 〈The Waiting Years〉를 통해 소녀 시절과 사랑, 성이라는 주제를 탐구했다.



LORO PIANA

가장 우아하게 ‘비현실’을 연출한 공간을 꼽는다면 단연 로로피아나 본사의 안뜰일 것이다. 매해 로로피아나가 전시를 펼쳐온 이 익숙한 공간은 올해 디모레밀라노와 손잡고 1970년대 밀란 상류층의 펜트하우스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로로피아나 인테리어 컬렉션의 섬세한 홈 텍스타일이 중심을 이루며 디모레밀라노가 새롭게 디자인한 가구, 빈티지 오브제가 어우러진 공간은 고요와 절제, 럭셔리로 엮은 고혹적인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CAPSULE PLAZA

세 번째를 맞이한 ‘캡슐 플라자’는 ‘익스팬디드 리빙(Expanded Living)’을 주제로 하이브리드 생활 공간을 제안했다. 주 전시 공간인 스파치오 마이오키를 비롯해 건너편에 있는 옛 체육관과 수영장, 포르타 베네치아 지역의 두 위성 장소로 전시 범위를 확장했다. 헴(HEM), 노-가(NO-GA), 판(Pan)×나이키 등 다양한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인테리어, 건축, 뷰티, 기술, 장인 정신이 어우러진 다감각적 큐레이션으로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ALCOVA

2024년 처음 공개된 빌라 보르사니(Villa Borsani)와 빌라 바가티 발세키(Villa Bagatti Valsecchi)에 이어, 올해 알코바는 두 군데 장소를 추가했다. 산업의 쇠락과 자연의 복원이 교차하는 옛 스니아(Snia) 공장, 한때 유럽 최대의 백색 난초 재배지였던 파시노 온실(Pasino Glasshouses)이 그 무대. 각 장소는 저마다 성격에 따라 콘텐츠와 강하게 공명했다. 빌라 바가티 발세키는 다양한 접근을 아우르는 중심지로, 빌라 보르사니에서는 장인 정신과 실험성이 결합된 일상을, 스니아에는 디자인의 산업적 가능성을, 온실에서는 예술적 실험 정신을 보여줬다.



NILUFAR DEPOT

은빛으로 물든 닐루파 데폿은 포스버리 아키텍처(Fosbury Architecture)의 손에서 몰입감 넘치는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개관10주년 기념 전시 〈실버 라이닝 Silver Lining〉은 ‘금속’이라는 소재에 집중해 아연도금강부터 스테인리스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수파폼(Supaform), 스튜디오우트(Studioutte) 등의 신진 디자이너부터 지오 폰티, 마리오 벨리니 등의 거장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전시했다. 이를 통해 닐루파는 실험적 큐레이션과 동시대 디자인 담론 확장에 대한 지난 10년의 성과를 입증했다.



LOEWE

로에베는 밀란 팔라초 치테리오(Palazzo Citterio)에서 25명의 창작자들과 함께 상상력을 펼쳐냈다. 로즈 와일리, 데이비드 치퍼필드, 조민석 등 전 세계 문화권의 전통 다도에서 영감을 받아 형태와 재료, 기능을 새롭게 해석한 티포트를 선보인 것. 기본 요소를 과감하게 변형하고, 도자기나 세라믹뿐 아니라 리본, 가죽, 구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했다. 티포트의 무궁무진한 변신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



DOLCE&GABBANA

돌체앤가바나의 새로운 까사 컬렉션은 ‘베르데 마욜리카(Verde Maiolica)’ 홈웨어 라인과 리넨 침구 컬렉션, 아르데코 무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고담(Gotham)’ 가구 시리즈로 구성됐다. 특히 럭셔리 리빙 그룹과 협업해 브랜드 최초로 선보이는 아웃도어 가구 라인 ‘생 장(Saint Jean)’은 소파와 안락의자, 선베드, 다이닝 테이블까지 폭넓은 구성을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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